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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범 2년 넘도록 정원미달…공수처는 아직도 '구인난'

기관약칭도 이제서야 확정지어

공판규정 전무하다 최근 신설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이 지난달 19일 경기 과천 공수처 청사에서 출범 2주년 기자 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고위 공직자들의 비리를 뿌리 뽑겠다며 야심 차게 시작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여전히 기본적인 정비조차 마치지 못한 채 삐걱대고 있다. 검사 정원을 다 채우지 못한 데다가 기관 약칭을 이제서야 ‘공수처’로 정하는 등 출범 2주년이 지났음에도 아직도 조직을 추스르는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는 지적이다.

14일 공수처는 검찰 출신 송창진(52·사법연수원 33기) 법무법인 인월 대표변호사를 17일자로 신임 부장검사로 임명한다고 밝혔다. 송 변호사는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와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를 거친 특수통으로 공석으로 남아 있는 수사2부장을 맡을 것으로 전망된다.

송 변호사의 이번 합류에도 불구하고 공수처 검사 현원은 다 채워지지 못했다. 공수처 검사는 부장검사 7명 등 총 22명으로 늘었지만 정원 25명에는 미달인 상황이다. 김수정(30기) 수사2부장은 지난달 공수처에 사의를 표명했고 지난해에는 최석규 전 부장검사가 공수처를 떠났다.

인력난 이유 중 하나로는 현재 조직 정비조차 마치지 못한 공수처의 상황이 꼽힌다. 공수처는 전날 사건사무규칙 개정안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는데 기관 출범 이전에 기본적으로 끝냈어야 할 내용들이 이제야 다뤄졌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개정안에 따르면 공수처는 기관 약칭을 ‘공수처’로 정하고 소속 검사를 ‘수사처검사’ 대신 ‘검사’로 부르기로 했다. 기본적인 공식 약칭마저 이제야 정비한 것이다.

또 타 수사기관에 수사 개시 여부를 의무적으로 60일 이내 회신하도록 한 규정을 ‘부득이한 사정이 있는 경우’ 기한을 연장할 수 있도록 바꿨다. 그 밖에 사건 처분 결과를 사건 관계인에게 통지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고 공판담당검사와 관련된 규정을 신설했다. 공수처에는 그간 사건 처분 결과를 고소인이나 고발인 등에 통지할 근거가 없던 데다가 공판담당검사에 대한 규정과 사건 기록 인계, 공판 준비와 대응에 관한 규정이 없었다.

계속 도마 위에 오르고 있는 공수처의 수사력도 다시 논란이다. 공수처는 그간 피의자에 대한 체포영장과 구속영장을 각각 4번, 2번 청구했지만 모두 기각됐다. 첫 기소 사건인 김형준 전 부장검사의 ‘뇌물 수수 의혹’도 1심 재판에서 무죄가 나왔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사실상 출범 전 정했어야 했을 기본적인 일들을 출범 2년이 지난 지금에야 규정했다는 게 공수처의 현주소를 보여준다”며 “공수처의 지속된 인력 이탈도 이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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