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가 지난해 월드컵 당시 관광객을 수용하기 위해 마련했던 컨테이너 임시 숙소를 튀르키예와 시리아 지진 이재민에게 기부한다.
13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은 카타르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카타르가 컨테이너 숙소와 카라반 등 이동식 숙소 1만대를 강진 피해를 입은 튀르키예와 시리아에 기증한다고 보도했다. 이동식 주택들은 지진 피해 지역의 이재민들의 임시 주택으로 쓰일 예정이다.
보도에 따르면 이미 전날 이동식 숙소 350대를 실은 선박이 튀르키예로 출발했다. 같은 날 카타르개발기금(Qatar Fund for Development)은 트위터를 통해 “튀르키예와 시리아의 긴급한 필요를 고려해 우리의 컨테이너 숙소와 카라반을 해당 지역에 보내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튀르키예에서는 지난 6일 규모 7.8의 지진으로 75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튀르키예에서 붕괴된 건물은 최소 6500채에 이른다. 손상된 건물 수는 셀 수 없을 정도다. 현지 재난당국이 텐트를 설치하는 등 임시 대피소를 마련했으나 불과 38만 명만 수용하고 있어 대다수는 길거리에서 혹한의 날씨를 견디는 중이다.
카타르의 이동식 숙소가 튀르키예에 도착한다면 거리에 내몰린 이들을 더 수용할 수 있게 된다. 해당 시설은 침대와 탁자, 화장실도 갖췄다.
카타르는 지난해 월드컵을 앞두고 숙소 부족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팬 빌리지를 조성해 1만2000명 규모의 조립식 컨테이너와 1만3000여개의 카라반을 설치했다. 이를 놓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상에선 ‘난민 캠프’라는 조롱이 쏟아지기도 했다. 카타르는 월드컵이 끝나면 해당 컨테이너 숙소를 빈곤국에 기부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외에도 카타르는 튀르키예에 구조인력 130명, 구호물자 100톤(t)을 지원했다.
한편 카타르와 튀르키예는 오래전부터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왔다.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 카타르 국왕은 지난 12일 이스탄불에 직접 방문해 지진 피해 상황을 확인하고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에게 위로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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