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탑차’를 이중 주차한 차주가 차를 빼달라는 입주민의 요청에 “직접 밀라”고 거부한 사연이 공개됐다. 해당 차주는 입주민의 전화를 끊고 수신 거부까지 한 것으로 전해졌다.
22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중주차를 직접 밀라는 인간들 도대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아내가 아침에 급한 일로 차를 가지고 이동해야 하는데, 이 이중 주차 차가 앞을 가로막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A씨의 아내는 “어떤 차가 이중 주차를 했는데, 차를 못 밀겠다”고 A씨에게 전화를 걸어 도움을 요청했다. 이에 A씨는 차를 빼달라고 요청하기 위해 아내를 대신해 해당 차주 B씨에게 전화를 했다. 그러자 B씨는 황당한 답변을 이어갔다.
A씨에 따르면 B씨는 통화에서 “사이드브레이크 풀어놨으니 직접 밀라. 늘 그래왔다”고 했다. 이에 A씨는 “본인 편의를 위해서 이중 주차를 했으면 본인이 밀어야지. 무슨 소리를 하는 거냐”고 따졌다.
B씨는 “아파트에서 오전 9시까지는 출차하는 차주가 직접 미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A씨가 확인한 결과 이런 규정은 없었다고 전했다.
항의가 계속되자 B씨는 A씨의 전화를 끊고 수신 거부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A씨의 아내는 차를 이용하지 못했고 9시가 지나서야 경비실, 관리사무소 직원들이 대신 차를 밀었다.
또 A씨는 누리꾼들을 향해 “보통 이 글을 읽으면 ‘그거 직접 밀면 되지 뭘 전화해서 빼라고 하냐’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면서 탑차 사진을 공개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아내분이 참 유난이다라고 생각했는데, 사진을 보니 아니었다”, “저런 차를 어떻게 미냐”, “큰 차는 남자도 밀기 힘들다” 등 반응을 보이며 A씨에 공감했다.
한편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가구당 자동차 등록대수는 1.07대로 1인당 자동차 1대를 초과했다.
자동차 대수가 증가하면서 공동주택 내 주차 문제도 심각해졌다. 국민권익위원회에 따르면 국민신문고에 사유지(아파트·빌라 등) 내 주차 갈등으로 들어온 민원 건수는 2020년 기준 2만4817건이다.
10년 전인 2010년(162건)에 비해 153배가 급증한 것이다. 권익위는 중앙정부에 주차 갈등 문제 해결을 위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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