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살상’에 쓰일 수 있는 드론을 러시아에 지원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미 의회에서 제기된 가운데 백악관이 이를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러시아는 그간 이란제 드론으로 우크라이나를 공격해왔으나 최근 재고가 바닥난 것으로 알려졌다.
26일(현지 시간) 마이클 매콜 미 하원 외교위원장은 ABC방송에 출연해 중국이 드론 100기를 러시아에 보내는 문제를 검토 중이라는 것을 미 정보 당국이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F-16전투기 지원을 주장해온 매콜 위원장은 조 바이든 정부가 전투기 지원을 꺼리는 데 유감을 표하면서 “오늘은 우크라이나의 일이지만 내일은 대만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윌리엄 번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도 이날 CBS방송에서 “우리는 중국이 러시아에 대한 살상 무기 제공을 고려하고 있다고 확신한다”면서도 “우리는 그러한 최종 결정이 이뤄졌다는 것을 아직 알지 못하고 살상 무기가 실제로 선적됐다는 증거도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백악관 역시 중국이 러시아에 대한 살상 무기 지원을 검토했다는 점은 분명히 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미 CNN방송에서 “중국이 (러시아에) 살상 무기를 지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지는 않았다”면서도 “그 옵션을 논의 대상에서 제외하지도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우리는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경계할 것”이라며 “도시를 폭격하고 민간인을 죽이고 잔학 행위를 저지르는 이 순간에 중국이 러시아에 군사 지원을 하는 것은 심각한 실수가 되리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계속 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이 이처럼 거세게 중국을 압박하는 것은 실제로 중국의 드론 지원이 거래 직전 단계까지 이르렀기 때문으로 보인다. 앞서 CNN은 “양측이 가격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고 독일 슈피겔도 “중국 제조 업체들이 자살 공격용 드론 100대를 4월 러시아에 인도하기 위해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의 드론 공격이 뜸해진 것 역시 중국의 드론 지원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영국 국방부는 15일 이후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의 드론 공격이 이뤄졌다는 보고가 없었다는 점을 근거로 이란제 드론 재고가 바닥났다고 추정했다. 영국 국방부는 “러시아가 (드론의) 추가 공급을 모색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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