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의 조각 전시회이자 조각 전문 아트페어를 지향하는 ‘제12회 서울국제조각페스타 2023’이 2일 개막해 5일까지 서울 강남구 코엑스(COEX) 1층 B홀에서 열린다. ㈔한국조각가협회가 주최해 2011년부터 매년 개최된 행사로, 전시 주제에 맞춰 참여작가를 공모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올해는 150여 개 부스에 150여 국내외 조각가들이 참여한다. 전시주제는 ‘조각, 공간을 넘다’이다. 3차원 공간의 한계를 넘는다는 의미를 담아 디지털 환경에서의 변화를 실감한 조각의 사회적 기능과 예술적 가치를 재조명하고자 하는 취지다. 조각에서 전통과 새로움을 탐구하는 ‘오래된 미래’, 예술과 과학의 만남·기술과 문명의 반영으로서 조각을 살펴본 ‘미래의 물결’, 시각적 순수예술로서의 조각을 소개하는 ‘이미지의 정원’, 환경·정치·경제 등 사회 전반에 대한 조각의 관심이 투영된 ‘변화의 기록’ 등 4개의 소주제로 나뉜다.
전시감독을 맡은 조은정 미술사학자는 “공간에 존재하는 예술인 조각은 그 실존성으로 인해 인간 삶에 영향을 미친다”면서 “AI 시대에도 조각은 가장 오래도록 인간을 조건지우는 것, 즉 창작성을 장착하고 예술을 생산하는 존재임을 입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 전시감독의 특별기획전으로 ‘한국근현대조각, 시공초월’전도 열린다. 조각의 위상이 시공간을 초월해 삶을 어떻게 반영하여 왔는가를 보여주는 동시에 시각적 즐거움으로서 조각의 기능에 대해 낭만적인 감정을 일으킬 수 있는 전시로 기대를 모은다.
조각은 회화에 비해 시장성에 있어서 저평가 돼 있다. 아파트 중심의 주거형태, 외부인의 드나듦이 적어진 생활양식의 변화 등이 그 원인으로 꼽힌다. 공공미술 영역의 확대로 인해 순수조형으로서 조각의 기능에 대한 공감대가 적어진 데도 이유로 볼 수 있다.
한편 행사 기간 동안 본 전시와 기획전 이외에도 지방자치단체들의 문화후원을 볼 수 있는 전시들이 함께 선보인다. 서울특별시 청년작가특별전, 중국현대조각특별전, 후원기업의 특별전, 지방자치단체관, 문화재단관 등이 설치 운영된다. 김포국제조각공원에서는 야외조각특별전이 동시에 열린다. 5일에는 원로조각가 김윤신과 조은정 전시감독, 중국의 현대조각가 탄순(潭勛)과 이수홍 작가 등의 아티스트 토크도 마련됐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ccsi@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