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경기 둔화로 신규 채용을 없앤 국내 대기업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지난달 10~27일 여론조사 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500대 기업(응답 기업 126개 사)을 대상으로 상반기 신규 채용 계획을 조사한 결과를 7일 발표했다.
이 조사에서 응답 기업의 15.1%가 올 상반기 안에 신규 채용이 없다고 답했다. 이는 전년 동기(7.9%)보다 1.9배나 증가한 수치다. 설문에 참여한 기업 중 39.7%는 아직도 신규 채용 계획을 수립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상반기 신규 채용 계획을 수립한 기업은 45.2%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채용 규모가 지난해와 비슷한 기업은 50.8%, 채용을 줄이겠다는 기업은 24.6%였다. 지난해 조사와 비교하면 채용을 줄이겠다는 기업 비중은 20.3%포인트나 증가했다.
기업들은 신규 채용을 하지 않거나 채용 규모를 늘리지 않겠다고 한 주요 이유로 ‘국내외 경기 상황이 좋지 않아서(29.0%)’ ‘회사 내부 상황(구조 조정·긴축 경영 등)이 어려워서(29.0%)’ 등을 꼽았다. 전경련 측은 “고물가·고금리 기조 지속, 공급망 불안 등으로 경영 불확실성이 커지고 경기 침체 장기화 조짐으로 기업들이 신규 채용을 축소하거나 중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기업들은 대졸 신규 채용을 확대하기 위해 노동·산업 분야 등에서의 기업 규제 완화(30.1%)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밖에 필요한 정책 과제로 고용 증가 기업 인센티브 확대(21.7%), 신산업 성장 동력 분야 기업 지원(16.9%), 정규직·노조 등에 편중된 노동시장 이중 구조 개선(12.9%) 등을 선택했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기업들이 경영 방침을 보수적으로 재정비하면서 채용 시장이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며 “정부와 국회가 규제 완화, 조세 지원 확대 등으로 기업들의 경제적 어려움을 덜어준다면 일자리를 지키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