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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여직원에 밝은 모습 요구…화장하고 다녀라 갑질도" [세계여성의날]

8일 세계 여성의날…2030이 본 한국의 성차별

육아·가사 위한 경력 단절 등

"일상 곳곳 불평등 여전" 지적

男 100만원 벌 때 女 69만원

임금격차 26년째 OECD 최고

"유리천장 등 차별 해소 필요"

세계여성의날을 나흘 앞둔 4일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여성노동연대회의가 주최한 2023 여성노동자대회에서 참가자들이 여성 차별의 상징인 유리 천장을 깨고 나가자는 의미로 투명한 천을 찢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초 회사인데도 출산 후에 복직하면 회사를 다들 그만둬요. 회사를 다니다가 출산 후에 그만두고 재입사한 분들도 있어요.” (화장품 회사 직원 김 모(27) 씨)

‘3월 8일 세계여성의날’을 맞아 서울경제 취재진이 만난 한국의 2030 여성들은 취업과 육아 등 생애 주기를 거치며 여전히 성차별을 경험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이들은 예전에 비해서는 사회 전반, 혹은 직장 내 성차별이 많이 나아졌으나 아직도 일상 곳곳에 불평등이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대기업에 다니는 직장인 김 모(32) 씨는 “경력 단절 여직원들을 위해 사내에서 ‘커리어 멘토링’ 교육을 하기도 한다”면서도 “인력 유출을 막으려는 취지인 것 같은데 효과적인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에 재직 중인 신 모(27) 씨는 “여자 입사 동기가 5명이었는데 저를 포함해 2명만 남았다”면서 “업무나 회식 자리에서 젊은 여직원에게 ‘밝음’을 요구하는 분위기가 아직도 있고, 동등한 직원이라기보다 보호의 대상으로 보는 것 같아 불편할 때가 있다”고 했다.



이날 직장갑질119는 서울 중구 서울파이낸스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여성 23.1%가 직장에서 일상적 젠더폭력·차별로 '외모 지적'을 당한 경험이 있다는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외모 지적을 경험한 비율은 여성이 36.3%로, 남성 13.2%보다 훨씬 많았다.

2030 여성들은 0.78명으로 최저를 기록한 지난해 한국의 합계출산율을 언급하며 경력 단절, 성별 임금격차 등 직장 내 성차별이 해소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아울러 출산이나 결혼을 앞둔 이들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포괄적인 성 평등 정책을 원한다고도 말했다.



이화여대에 재학 중인 A 씨는 “직장에서의 경력 단절이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하고, 그것이 한국의 출산율이 저조한 이유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출산이나 결혼을 앞둔 이들만을 대상으로 하는 정책이 아니라 전반적인 정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직장인 한 모(28) 씨도 “아직도 우리 사회는 여성에게 육아와 가사 부담을 많이 지우고 있다”며 “막연히 지원금을 주는 성 평등 정책보다 문화를 바꾸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했다.

2021년 기준 한국의 성별 임금격차는 31.1%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한 후 26년째 ‘꼴찌’를 기록하고 있다. 남성이 100만 원을 받을 때 여성은 68만 9000원을 받는 셈이다.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은 7일 여성의날을 맞아 내놓은 기념 메시지에서 “우리가 성취해온 여러 진전에도 불구하고 조명해야 하는 숫자들이 있다”며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준인 성별 임금격차, 정치 부문에서 여성의 낮은 대표성을 상징하는 여성 국회의원 비율 19%, 여성의 평생 신체 접촉을 동반한 성폭력 피해율 18.5%가 바로 그것”이라고 말했다.

세계여성의날을 하루 앞둔 7일 직장갑질119 단체가 서울파이낸스센터 앞에서 외모 갑질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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