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에서 영향력이 커진 주주행동주의와 기업 지배구조 개선 노력이 기업가치와 주가를 상승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외국계 투자은행(IB) 전망이 나왔다.
8일 골드만삭스는 ‘한국: 기업 지배구조와 주주제안에서 오는 기회들’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그동안 한국 시장은 낮은 배당률에 따른 낮은 주주수익률로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를 보여왔다”며 “최근 국내 기업의 거버넌스 개선과 주주제안들은 투자자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암시하는 고무적인 신호”라고 분석했다.
거시적으로는 새 정부의 자본시장 정책이, 미시적으로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개인투자자와 사모펀드의 증가가 국내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이끌고 있다는 설명이다. 골드만삭스는 “새 정부가 출범한 지 1년이 채 되지 않았지만, 외환거래 시간 연장·배당지급 관행 개선에 더해 물적분할 자회사 상장 시 의무 공개매수 제도 등을 통해 일반 주주의 권리에 있어 의미 있는 진전을 이뤘다”고 했다. 그러면서 “과거에는 한국기업이 외국 펀드로부터의 주주제안에 직면해 외국 투자자로부터 국내기업을 보호하는 것이 주요 고려사항이었다면 최근의 주주제안은 코로나19 이후 늘어난 개인투자자와 국내 펀드들이 적극적으로 이끌고 있다”고 평가했다.
주주 이익이 늘어나는 만큼 한국 시장의 평가가치가 재평가될 것이라는 분석도 잇따랐다. 골드만삭스는 “아시아태평양 시장에서의 배당수익률과 주가순자산비율(PBR) 평가가치 간 상관관계를 적용하면 현재 0.9배인 한국 시장 PBR을 고려했을 때 22% 수준의 평가가치 재평가가 가능하다”고 관측했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지수 편입 가능성도 높게 봤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기업 지배구조 개선과 정책 조치로 MSCI 선진지수 등재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면서 "지수 이벤트를 고려하지 않더라도 주주 권리와 가치를 향상하는 것은 외국인 투자자에게 도움이 된다"고 분석했다.
한편 지난 6일 KB증권도 보고서를 통해 "국내에서 주주 행동주의 캠페인이 급격하게 증가하면서 국내 기업의 지배구조가 한 단계 올라가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글로벌투자자들의 기업 지배구조에 대한 눈높이를 맞추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