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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주고 뇌전증 시나리오 샀다…병역 비리 브로커 등 137명 기소

뇌전증 위장한 병역면탈자만 108명

병역 면탈 범행 개요. 남부지검 제공




연예인 라비, 프로배구 선수 조재성, K리그 축구선수 등 모두 108명. 이들은 최초 현역(1~3급) 판정을 받았음에도 다시 전시근로역(5급, 군복무면제) 판정을 받기 위해 병역 면탈을 시도했다. 브로커가 시나리오를 써주면 뇌전증 증상을 연기해 허위진단서를 발급받는 수법을 통해서다.

13일 서울남부지검과 병무청 합동수사팀은 지난해 12월부터 3개월 동안 뇌전증 위장 병역면탈 사범 등에 대한 대규모 수사를 벌여 브로커, 병역면탈자, 공무원 등 총 137명을 적발해 기소하고, 이 중 7명을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브로커들이 벌어들인 범죄수익 16억 원 상당에 대해서도 추징보전 조치를 완료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번에 붙잡힌 브로커들은 거액을 받고 뇌전증 등 맞춤형 시나리오를 만들어 병역 면탈 범행을 주도했다.



이번에 붙잡힌 브로커 2명은 지난 2019년부터 약 3년간 병역의무자 108명과 공모해 발작 등 뇌전증 증상을 거짓으로 꾸미는 방식으로 의료기관에서 허위진단서 등을 발급받았다. 이후 이를 병무청에 제출하는 방식으로 병역을 감면받고, 병무 시스템기록에 병명 및 병역 의무와 관련된 불실의 사실이 기재되도록 했다. 검찰은 같은 혐의로 한의사, 변호사 등 기타 공범 20명도 함께 기소했다.

이번 수사를 통해 병무비리 사건의 실체도 드러났다. 쇼미더머니 우승자로 잘 알려진 연예인 나플라는 공익 복무를 위해 서초구청에 출근한 적이 한 번도 없었으나 공무원 등 공범의 도움을 받아 141일 동안 정상 출근한 것처럼 서류를 꾸몄다. 동시에 그는 우울증이 악화되지도 않았으면서 정신 질환으로 인해 잦은 지각, 조퇴, 병가 등을 한 것처럼 서류를 조작했다. 이를 바탕으로 나플라는 소집해제 절차를 진행했다.

검찰은 이 사건에 연루된 나플라와 브로커 1명, 공무원 5명, 공범 1명을 기소했다.

검찰 관계자는 “공정하게 이행돼야 할 병역 의무를 면탈한 병역기피자와 이를 도운 관련 업무 담당 공무원 및 공범, '검은 돈'으로 신성한 병역의무를 오염시킨 브로커 등에게 책임에 상응하는 형이 선고될 수 있도록 공소 유지에 다할 것”이라며 “수사를 통해 파악된 병역면탈 행태와 관련해 병무청과 지속적으로 협력해 점검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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