캣맘(길고양이를 돌보는 여성)이 길가에 둔 사료를 자신의 강아지에게 먹여온 견주가 논란이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항상 고마운 캣맘"이라는 제목으로 진돗개가 길가에서 작은 밥그릇에 담긴 사료를 먹는 사진이 게재됐다.
글쓴이는 "밀크 저녁 해결했다. 2년 전부터 해왔다"며 "길냥이 개체 수 감소를 위한 노력"이라고 밝혔다.
해당 글은 다른 커뮤니티에도 퍼져나갔고,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갑론을박이 펼쳐졌다.
일부 네티즌들은은 "기발한 발상이다", "무료 급식소다", "강아지 외식 꿀맛이겠다" 등의 댓글을 남기며 재밌다는 반응을 보였지만 일각에서는 "위생적으로 개한테 안 좋을 수도 있다", "오히려 길고양이 싫어해서 약 타 놓을 수도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고양이 사료 개한테 안 좋을 텐데"라며 걱정했다.
또 "아무리 길고양이가 싫어도 누군가 자비로 사놓은 사료를 2년이나 먹인 인성에는 문제가 있어 보인다", "자기 강아지 건강도 신경 안 쓰고 2년이나 먹이다니. 줄 게 없어서 길고양이 사료를 먹이냐"며 견주를 질타하는 의견도 이어졌다.
개와 고양이의 사료는 각각의 종에게 필요한 영양성분이 알맞게 들어있으므로 장기적으로 바꿔서 급여할 경우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고양이는 타우린 등 아미노산을 합성하는 능력이 낮고, 육식동물 특성상 개보다 많은 단백질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고양이 사료는 개 사료보다 타우린과 단백질 등의 함량이 높다.
이 때문에 고양이가 지속적으로 개 사료를 먹을 경우 영양 결핍으로 건강에 이상이 생길 수 있으며, 반대로 개가 장기간 고양이 사료를 먹을 경우에도 고단백으로 살이 찌거나 신장에 부담이 갈 수 있다.
한편 길고양이를 둘러싼 갈등은 하루이틀 일이 아니다. 고양이 울음소리와 배설물 등으로 심각한 피해를 주장하는 사람과 길고양이에게 먹이를 주는 행위는 동물 보호 차원이라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길고양이 혐오는 캣맘 혐오로까지 이어져 지난해에는 "길고양이에게 밥을 주지 말라. 말을 듣지 않으면 고양이뿐 아니라 캣맘도 살해하겠다"며 협박하는 사건도 있었다. 길고양이를 학대하는 사건 또한 반복해서 벌어진다.
지난해에는 설악산국립공원사무소가 공원 내 고양이에게 먹이를 주지 말라는 현수막을 걸었다가 사무소는 물론 상위기관인 환경부도 민원공세에 시달리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