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생으로 인한 학력인구 감소로 수능 응시인원도 지난 10년간 17만명 감소했다. 그런데 소위 ‘SKY’로 불리는 상위권 대학 정원은 되레 소폭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종로학원에 따르면 지난해 치러진 2023학년도 수능 응시생은 2013학년도 62만1336명에 비해 28% 줄어든 44만7669명에 그쳤다.
이에 반해 같은 기간 서울대·연세대·고려대의 입학정원은 1만1088명에서 1만1511명으로 423명(3.8%) 증가했다. 고려대가 157명(3.8%) 늘었고 연세대 142명(3.9%), 서울대 124명(3.7%) 순이었다. 서울 소재 주요 상위권 대학의 모집 정원도 같은 기간 1376명 확대됐다.
의학계열 역시 입시가 전문 대학원에서 학부 선발로 바뀌면서 모집정원이 크게 늘어났다. 의학계열 선발인원은 같은 기간 2980명에서 6596명으로 3616명이 뛰었다.
경북과학기술원(DGIST)·울산과학기술원(UNIST)·한국에너지공대 등이 새로 생기며 전체 과학기술 특성화대 정원이 같은 기간 880명(68.8%)로 늘었다.
이와 같이 상위권 대학 입학 정원은 늘었지만 학생 수는 전반적으로 줄어들어 10년 전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점수를 받은 학생도 상위권 대학에 입학하는 사례가 생겨나고 있다는 것이 학원의 분석이다.
수능 1등급은 상위 누적 4%인 학생에 부여하는데 전체 학생 수가 줄었기 때문에 1등급 인원도 덩달아 줄었다. 국어 1등급은 10년 전만 해도 3만54명이었지만 지금은 1만9858명으로 1만196명 줄었고 수학 역시 5902명 감소했다.
최근 정시에서 2∼3등급 학생이 최상위권 대학에 합격하는 사례가 나타나는 것도 이런 영향일 수 있다고 학원 측은 설명했다. 2023학년도 서울대 자연계열에 최종 합격한 학생의 수능 점수가 수학은 1등급이었지만 국어는 3등급, 영어는 2등급, 탐구1은 3등급이었던 것으로 알려지며 주목을 받기도 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3등급을 받은 학생이 최상위권 대학에 입학할 수 있었다는 것은 수학 변별력이 컸기도 했지만 대학 문턱이 낮아진 현상도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반면 지방 소재 4년제 대학의 모집정원은 2013학년도 23만8180명에서 2023학년도 21만3789명으로 2만4391명(10.2%) 떨어졌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구조조정이 지방대에 집중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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