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000270)의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EV9’이 29일 글로벌 시장에 첫 선을 보였다. ‘플래그십 전기차’라는 정체성에 걸맞게 EV9은 각종 최신 기능과 편의성, 사양으로 무장했다.
우선 ‘레벨3’ 수준의 자율주행, 편의 기능을 별도로 구매해 사용할 수 있는 ‘기아 커넥트 스토어’ 등 신기술을 적용하며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를 현실화했다. 자유롭게 실내 구성을 바꿀 수 있는 ‘스위블 시트’로 편의성을 높였고 친환경 소재 사용을 확대해 지속 가능성도 확보했다.
‘레벨3 자율주행’·‘커넥트 스토어’…SDV 현실로
EV9은 SDV의 기능을 대거 갖췄다. 첨단 주행보조 기능인 ‘고속도로 자율주행’, 차량 구매 이후에도 언제든 사양을 추가할 수 있는 ‘기아 커넥트 스토어’ 등이 대표적이다. SDV는 소프트웨어가 주행 성능, 편의 기능, 안전 기능, 감성 품질, 브랜드 정체성을 결정하는 차를 뜻한다. 현대차(005380)그룹은 2025년까지 모든 차종을 SDV 체제로 전환하겠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먼저 고속도로 자율주행은 기아가 EV9 GT-라인(line)에 처음으로 적용한 레벨 3 자율주행 기술이다. 고속도로와 자동차 전용도로 본선 주행 시 운전자가 스티어링 휠을 잡지 않아도 앞 차와의 안전거리와 차로를 유지하며 최고 시속 80㎞로 주행할 수 있다.
레벨 3 자율주행은 고속도로나 자동차 전용 도로 등 특정 조건에서 차량 스스로 주행하는 ‘조건부 자율주행’ 단계를 뜻한다. 차를 운행하는 주체는 사람이지만 주행을 제어하고 변수를 감지하는 건 자율주행 시스템이 맡는다.
기아는 고속도로 자율주행을 구현하기 위해 EV9에 2개의 라이다(Lidar)를 포함한 총 15개의 센서와 정밀지도, 통합 제어기를 장착해 기술 완성도를 높였다. 도로 환경에 맞춰 속도를 조절할 수 있어 제한속도가 변화하는 구간이나 곡선 도로에서도 상황에 맞게 스스로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 또한 전방 차량과 끼어드는 차량을 판단해 안전거리를 유지할 수도 있다.
‘기아 커넥트 스토어’도 EV9에 처음 적용된 기능이다. 스마트폰에서 앱을 내려받듯 차를 구매한 뒤에도 원하는 기능을 자유롭게 추가할 수 있는 개념이다.
기아 커넥트 스토어가 제공하는 상품은 △원격 주차·출차·주차 보조를 지원하는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 2’ △디지털 패턴 라이팅 그릴을 추가 구매할 수 있는 ‘라이팅 패턴’ △차에서 영상·음원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스트리밍 플러스’ 등 세 가지다. 기아는 향후 더 많은 기능을 개발해 적용할 계획이다.
고객은 기아 커넥트 스토어 인터넷 홈페이지나 스마트폰 전용 애플리케이션 ‘마이 기아(My Kia)’ 등에서 원하는 기능을 필요한 기간만큼 적용할 수 있다.
180도 회전하는 시트…2·3열 마주본다
대형 SUV인 EV9은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바탕으로 설계해 실내 공간을 극대화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기아는 EV9의 시트 구성을 7인승·6인승 3종 등 총 4종으로 운영해 고객이 필요에 따라 실내 공간을 자유자재로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먼저 2열은 △벤치 시트 △기본형 △릴랙션형 △스위블형 2인승 독립 시트 등 한 차종에 4가지 시트를 적용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2열 릴랙션 시트는 1열 시트와 간섭이 없도록 제작해 최대 4인이 동시에 휴식 자세를 취할 수 있다. 특히 기아 최초로 요추부에 마사지 기능을 위한 진동식 모터를 적용해 탑승객의 피로까지 개선해준다.
180도 회전하는 스위블 시트도 선택할 수 있다. 2열에 스위블 시트 기능을 적용하면 3열과 마주볼 수 있고 정차 중 3열을 접고 테일 게이트를 열어 휴식을 즐길 수도 있다. 측면 문을 향해 90도 회전시킬 수 있어 승·하차 또는 어린이용 시트 탈부착 시에도 편의성을 높였다.
시트 구성에 관계없이 2열과 3열을 접어 편평하게 연결할 수 있어 차박 등 레저 활동을 편하게 즐길 수도 있다.
대당 페트병 70개 재활용…지속가능성 높인다
지속가능성을 달성하기 위해 각종 친환경 소재를 적용한 점 역시 눈에 띈다. EV9은 동물가죽 소재 사용을 최소화한 대신 바이오 폴리우레탄 사용을 확대했다. 폐어망과 플라스틱을 재활용한 플로어 매트와 장식을 실내 곳곳에 사용하기도 했다. EV9 1대 당 약 70개 이상의 페트병을 활용한 친환경 소재를 사용했다.
기아는 옥수수, 사탕수수, 천연 오일 등 식물 기반의 소재와 업사이클링한 플라스틱 소재 등 지속가능성을 고려한 10가지 필수 소재를 향후 출시할 신차에 적용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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