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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에 사과해야” 日 음악 거장 사카모토 류이치 별세

환경·반전 운동가…탈원전 등 주장도

사카모토 류이치는 지난 2018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아시아영화인상을 수상했다. 연합뉴스




아시아인 최초로 아카데미 음악상 받은 거장


일본의 세계적인 음악가 사카모토 류이치(坂本龍一)가 암으로 투병하던 중 지난달 28일 별세한 사실이 밝혀졌다. 향년 71세.

2일 일본 현지 매체 스포니치아넥스와 교도통신·마이니치신문 등의 보도에 따르면 사카모토는 지난달 말 병원에서 직장암으로 투병하던 중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그는 2014년 인두암 진단을 받았고 2020년에는 직장암으로 전이되며 이듬해 1월 투병 사실을 고백한 적 있다.

그의 소속사 카브 측은 "그가 세상을 떠났다"며 "본인의 강력한 뜻에 따라 장례식은 가족상으로 치른다. 조문, 조화 등을 간곡히 거절하니 양해해 달라"고 전했다. 소속사는 또 "예술은 길고, 삶은 짧다"라는 사카모토 류이치가 생전 좋아했던 구절을 소개하며 고인을 기렸다.

그는 영화 '마지막 황제'(1987)의 음악을 작곡하며 아시아인으로는 최초로 아카데미 음악상을 받는 등 영화 음악계의 거장으로 이름을 알렸다. 지난 2017년에는 한국 영화 '남한산성'의 음악 감독을 맡은 바 있다.

AFP연합뉴스


유희열 표절 의혹엔 “유사성 있지만 법적 문제는 없어” 감싸


사카모토는 1952년 일본 도쿄에서 태어나 3살 때부터 피아노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진다. 도쿄예술대 작곡과와 대학원을 졸업한 뒤 1978년 '옐로 매직 오케스트라'(YMO)를 결성해 1년 뒤에 해외에서 작품성을 인정 받으며 세계 투어를 성공시키는 파란을 일으켰다. 같은 해 첫 솔로 앨범 '천 개의 나이프' 발표한 후 1983년 '전장의 크리스마스'를 시작으로 '마지막 황제'(1987) 등 여러 영화 음악을 작업했다.



그는 지난해 6월 자신의 곡 ‘아쿠아(Aqua)’를 유희열이 표절했다는 의혹에 대해 “두 곡의 유사성은 있지만 제 작품 ‘아쿠아’를 보호하기 위한 어떠한 법적 조치가 필요한 수준이라고 볼 수는 없다”고 두둔하기도 했다.

당시 사카모토의 소셜 프로젝트 코리아를 운영한 잇뮤직크리에이티브 측은 사카모토의 곡 ‘아쿠아’와 유희열의 ‘아주 사적인 밤’을 놓고 “음악적인 분석의 과정에서 볼 때 멜로디와 코드 진행은 표절이라는 논점에 부합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며 두둔했다.

지난해 12월 온라인 공연을 개최했던 사카모토는 올해 1월 암 투병을 하며 만든 정규 앨범 ‘12’를 6년 만에 발매하기도 했다.

지난 2014년 수도권반원전연합 등 탈원전을 주장하는 일본 시민단체가 도쿄도(東京都) 지요다(千代田)구 히비야(日比谷)공원 야외 음악당에서 개최한 집회에서 사카모토 류이치가 발언하고 있다. 교도연합뉴스


아베 정권 ‘해외 파병’ 시도 비판…적극적 탈원전 운동


한편 사카모토는 1990년대부터 환경과 생명, 반전, 평화를 위해 활동한 사회운동가의 면모도 보였다. 2015년 아베 신조 정권이 자위대의 해외파병을 꾀해 안보법을 강행하자 반대 집회에 참석하며 “헌법과 민주주의를 돌려놓기 위해 나도 행동해 나가겠다”고 날을 세웠다. 2019년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는 아베 정권을 향해 “어린애처럼 고집 부리지 말고 이웃으로서 사과할 건 확실히 사과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그는 또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노출 피해자를 돕기 위해 2012년부터 탈원전 록 콘서트를 열었다. 동일본 대지진 12주년을 맞아 최근 도쿄신문에 보낸 메시지에서는 “왜 이 나라를 운영하는 사람들은 원전을 고집하는 것일까”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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