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개 미국 방산업체로 구성된 대표단이 5월 초 대만을 방문해 무인기(드론)·탄약 등 무기 공동 생산에 대한 논의에 나선다.
12일 자유시보 등 대만 언론에 따르면 루퍼트 해먼드 체임버스 미국·대만 상공회의소 회장은 이 같은 내용을 밝히며 “방문단은 대만 방위산업계와 대화는 물론 차이잉원 총통과 면담도 조율 중”이라고 말했다. 미 방위업계 대표단이 대만을 방문하는 것은 2019년 이후 4년 만이다. 미 태평양해병대사령관을 지낸 바 있는 스티븐 리더가 이번 대표단을 이끌 예정이다.
대표단은 대만 방문을 통해 드론 등 첨단 무기와 탄약의 공동 생산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체임버스 회장은 “대만이 하늘을 나는 드론뿐 아니라 수상·해중(海中) 드론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공동 생산은 미국 방산업체가 대만 기업에 관련 기술을 공여하거나 공동 개발을 추진하는 방식을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미 방산업체가 외국기업과 무기를 공동 생산하려면 미 정부의 허가가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대표단의 대만 방문은 사실상 조 바이든 대통령의 용인 아래 이뤄지는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특히 이번 대표단의 대만 방문 계획이 이달 초 차이 총통이 미국을 찾아 케빈 매카시 미 하원의장과 회동한 후 중국이 대만해협에서 위협적인 군사훈련에 나선 뒤 알려진 점이 주목됐다.
외신들은 미 정부가 자국 내 생산능력이 국내외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공동 생산에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미국이 대만에 판매한 무기 중 190억 달러(약 25조 원) 규모가 인도에 차질을 겪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미 방위업체들은 생산 능력 증강에 나서고 있지만 실현에는 시간이 다소 걸릴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정부가 대만 무기 조달처의 다변화를 꾀하고 있는 점 역시 공동 생산 필요성을 뒷받침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미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대만이 보다 폭넓은 조달처로부터 무기를 취득해야 한다는 게 바이든 정부의 일반적인 견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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