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이 임기를 1년 10개월 남겨둔 시점에서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만나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13일 미술계에 따르면 윤 관장은 최근 박 장관을 만나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문체부는 “사의 표명 관련 내용은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지만 지난 1월 진행된 특정감사 결과 발표 이후 부담감이 커져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윤 관장은 지난 2019년 2월 국립현대미술관장으로 임명돼 3년의 임기를 마쳤다. 이후 다시 공모에 지원해 대선 직전인 지난해 2월 다시 임명됐다. 2019년 당시부터 낙하산 인사라는 비판이 있었고, 다시 임명되던 2022년에는 정권 말기 ‘알박기 인사’논란도 불거졌다.
하지만 이보다 더 윤 관장을 압박한 사건은 지난 1월 진행된 문체부 특정감사다. 당시 문체부는 국립현대미술관이 규정과 다르게 미술 작품을 구입하고, 미술문화재단이 국고에 납입할 수익금 3200만 원을 직원 격려금으로 지급하는 등 16건의 사례를 지적했다.
학예실장 임명도 문체부와 갈등을 빚은 요인이다. 전 학예실장이 임기가 만료돼 지난해 여름부터 공모를 진행해 최종 합격자를 정했으나 내정자가 음주운전, 직장내 괴롭힘 등으로 중징계 처분을 받은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지난 1월 윤 관장은 학예실장 임명 의지를 밝혔으나 학예실장은 이후 뽑히지 않았다.
문체부가 윤 관장의 사의를 수용하면 국립현대미술관은 학예실장과 관장이 모두 공석으로 남겨진다. 때문에 문체부는 사의를 속히 수용하고 새로운 관장 임용 공모 절차에 즉각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국립현대미술관 관장직은 개방형 계약직 고위공무원 가급으로 인사혁신처에서 서류 심사로 응모자를 뽑고, 면접으로 2~3명을 추린 후 최종 후보를 선발해 추천한다. 문체부 장관은 최종 추천 후보를 평가 후 임명한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