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친구인 마크롱은 그(시진핑)의 엉덩이에 키스하는 것으로 중국 방문을 끝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최근 중국 방문에 대해 시진핑 국가주석에게 영합했다고 거세게 공박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폭스뉴스에 출연해 이와 같이 말했다. 이는 마크롱 대통령의 지난 5∼7일 방중 행보를 겨냥한 것이다.
서방에서는 마크롱 대통령의 이번 방중을 앞두고 중국을 견제할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중국으로부터 우리(서방)를 분리해선 안 된다"는 등 중국이 듣고 싶어하는 말을 적지 않게 해 미국과 유럽 국가들에 실망을 안겼다는 비판을 불러왔다.
나아가 귀국길 언론 인터뷰에서는 대만 문제와 관련해 "우리 유럽인이 이 사안에서 졸개가 돼 미국의 장단과 중국의 과잉행동에 반드시 적응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건 여러 상황 중에 최악일 것"이라고 미국과 대립각을 세웠다.
대만을 놓고 갈등이 고조되는 미·중 사이에서 유럽이 끌려가선 안 된다는 뜻으로, 중국 견제에 열을 올리는 서방에 찬물을 끼얹었다는 평가가 잇달았다.
조 바이든 행정부와 마찬가지로 대중(對中) 대결 정책을 구사했던 트럼프 전 대통령도 이러한 마크롱 대통령의 행보에 불만을 드러낸 것이다.
이에 프랑스 고위 당국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임 당시인 2017년 방중 때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에 대해 중국을 비난하지 않는다고 했던 사례를 끄집어내며 "그들은 몹시 비열하다"고 불쾌감을 표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로이터는 트럼프 역시 재임 당시 동맹을 경시하고 러시아와 북한 등 독재국가 지도자들을 추켜세우며 미국의 전통적인 동맹 외교정책을 뒤집었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트럼프는 줄곧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추켜세웠고 이 때문에 2016년 대선 때 경쟁자였던 힐러리 클린턴 후보로부터 비난을 받았으며 2018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하고 서한을 주고받은 뒤로는 "우린 사랑에 빠졌다"고 말하기도 했다.
트럼프는 이날 인터뷰에서 바이든 정부의 외교정책도 싸잡아 비판했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의 외교 정책이 러시아와 북한, 중국을 대담하게 만들고 미국을 세계 지도자들 사이에서 변방으로 만들었다면서 "세상이 미쳐 날뛰고 있고 미국은 발언권이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트럼프 전 행정부에서 국무장관을 지낸 마이크 폼페이오도 이날 라디오 방송 WABC에 출연해 마크롱 대통령의 대만 관련 언급에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모든 유럽인이 마크롱 대통령처럼 느끼는 게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면서 "마크롱은 잘못했다. 그가 일을 망쳤다. 우린 그것이 용납될 수 없다는 것을 그에게 분명히 해야 한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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