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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미추홀구’ 사태 우려…호남권도 전세사기 피해 속출

경찰, 광주 5건 33명·전남 9건 39명 수사중

블랙리스트 2위 ‘광주 빌라왕’ 피해는 눈덩이

광주시, 5개 자치구와 합동 단계별 전수조사

전세사기피해자전국대책위 및 시민사회대책위 회원들이 20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집무실 인근에서 전세사기 관련 대통령 면담 요청서 제출을 위해 시민사회수석실 행정관과 만나고 있다. 연합뉴스




전세사기 피해가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광주·전남 지역에서도 청년·신혼부부 등을 길거리로 내모는 ‘제2의 미추홀구’ 사태가 우려되고 있다.

20일 광주경찰청과 전남경찰청에 따르면 전세사기와 관련해 지난해 1차 수사에 이어 현재 2차 특별단속 기간까지 광주는 5건 범죄 33명을 수사하고 있고, 전남에서는 9건 39명을 수사 중이다.

광주경찰은 3건의 별도 전세사기 관련 내용도 수사 중이다.

지난해 인터넷은행 대출 심사 절차가 허술한 것을 악용한 허위 대출로 63억8000만 원을 가로챈 일당에 대한 수사가 장기간 이어가고 있다. 당시 임대인·임차인 역할을 할 허위 대출 명의자를 모집해 불법 전세대출을 받은 총책 김모(23)씨를 사기 혐의로 구속하는 등 총 85명을 검거했다.

또한 국세 미납 등 채무 사실을 숨긴 채 피해자와 1억3000만 원의 전세계약을 하고 보증금을 반환하지 않은 피의자가 입건돼 수사를 받고 있다.

주택이 부동산 경매 중인 사실을 고지하지 않고 전세를 내놔 1억 원 보증금을 가로채, 부동산 권리 관계 허위 고지 혐의로 또 다른 피의자도 수사 받고 있다.



앞서 광주경찰은 지난해 구속 송치한 속칭 '광주 빌라왕' 50대 정모 씨 관련 사건에 대해 추가 피해에 대한 수사를 강화 하고 있다.

정 씨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측이 공개한 '악성 임대인' 블랙리스트 상위 10명 중 2위에 이름을 올린 인물이다. 그는 '무자본·갭투자' 수법으로 자기 돈을 거의 들이지 않고 수도권 신축 주택(빌라)을 대량 구매한 수법으로 전세사기 행각을 벌여, HUG 측이 개인 세입자 대신 피해를 떠안았다.

지난해 11월 송치 시점까지는 피해 규모가 208채 473억원 이었으나, 전체 약 400채 주택이 범행에 동원돼 만기가 도래한 물량이 늘어날수록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최근 집계 피해액은 600억 원을 넘어섰으며, 400채 모두 만기가 도래하면 1000억 원 이상으로 피해가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광주경찰청은 정 씨 수사를 하던 중 임차인을 모집해 정씨에게 연결해준 자문 업체와 또 다른 바지 사장, 가족 등이 관여한 정황까지 드러나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이들은 서울 지역 빌라를 실거래가와 같은 가격에 전세를 내주고, 계약 종료 시 전세금을 돌려주지 않은 수법으로 피해자 27명에게 78억 원을 가로챈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광주광역시가 전세 사기 피해 예방을 위해 5개 자치구와 합동으로 이달부터 임대사업자의 임대보증금 보증보험 가입 여부를 전수 조사한다. 조사 대상은 지역 내 등록 임대주택 3만9594호다. 주택 유형에 따라 1단계로 아파··오피스텔 3만527호를, 2단계 연립주택·다세대주택 1790호, 3단계 다가구주택·도시형 생활주택 등 7277호에 대해 단계별 전수조사를 실시한다.

전남 광양시에서는 전세보증금 102억 원을 가로챈 40대 2명이 구속됐다. 피해자는 174명에 이른다. 이들은 근저당이 설정된 20년 이상 노후아파트 144채를 갭투자 방식으로 사들이고 임차인들에게 보증금 102억원 상당을 돌려주지 않은 혐의를 받는다. 전남에서는 전세사기와 관련, 9명 중 현재 5명 구속 송치, 14명 불구속 송치 됐고 15명에 대해 수사하고 있으며 전체 피해액은 아직 집계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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