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에 대한 한국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의 신용공여(대출)한도 예외가 인정됐다. 한화의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따라 기존에 설정해둔 대출 한도가 넘칠 수 있는 점이 고려된 것이다.
3일 관계 부처와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요청한 한화에 대한 신용공여한도 예외 조치를 한시 허용하기로 최근 결정했다. 관련법상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의 동일차주 대상 신용공여는 각각 자기자본의 25%, 50% 한도 내에서만 허용된다. 다만 당국은 대형 인수합병(M&A)이나 기업 구조조정 시 필요에 따라 한도 이상의 신용공여를 예외적으로 허용해왔다. 정부 관계자는 “한시적으로 예외 조치를 허용해 신용공여한도를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당국이 예외 조치를 승인한 것은 한화의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염두에 둔 것이다. 한화와 대우조선이 하나의 회사로 묶이면 단순 계산으로 기존의 신용공여한도는 절반으로 줄어들게 된다. 장부상 특정 기업에 한도 이상으로 대출이 나가게 되는 것이라 한도를 늘려 잡지 않으면 한화로서는 한도 초과분을 당장 갚아야 한다는 의미다.
이번 논의에 관여한 한 인사는 “지난해 9월 산업 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에서 대우조선해양 처리 방향을 논의할 때부터 신용공여한도를 한시 확대하기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안다”면서 “금융위가 최근 예외 조치를 승인하면서 최종 결정된 것”이라고 말했다.
당국의 이번 결정으로 한화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절차는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특히 유럽연합(EU)에 이어 우리나라 공정거래위원회까지 지난달 말 기업결합을 승인하면서 한화는 인수에 필요한 선결 조건을 대부분 해결했다. 한화는 이달 중 대우조선해양 유상증자 참여, 주주총회를 통한 이사 선임 절차 등을 거쳐 인수 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한화임팩트파트너스·한화에너지 자회사 2곳 등 한화 계열사 5곳이 2조 원 규모의 대우조선해양 유상증자에 참여해 대우조선해양 지분 49.3%를 확보하고 최대주주로 올라서는 수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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