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천에서 발생한 전세사기 피해주택이 3000채에 육박하고 80% 이상은 미추홀구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시는 일선 자치구와 합동으로 지난 3월 6일부터 2개월간 전세사기 피해 실태를 조사한 결과 속칭 ‘건축왕’ ‘빌라왕’ ‘청년 빌라왕’ 등 3명이 인천에 소유한 주택이 총 2969호로 파악됐다고 9일 밝혔다.
이 가운데 2484호(83.6%)가 미추홀구에 있고 계양구 177호, 남동구 153호, 부평구 112호로 집계됐다. 나머지는 피해 주택은 서구 32호, 중구 4호, 연수구 3호, 동구 3호, 강화군 1호 등으로 조사됐다.
인천시와 자치구는 지난달 인천시 전체 전세사기 피해 주택을 3008호로 잠정 집계했다. 하지만 피해 의심 주택들에 대한 등기부등본·임대차계약서 확인 과정 등을 거쳐 이번에 피해 규모를 수정해 발표했다. 전체 피해 주택 2969호의 임대차신고보증금을 합산한 금액은 2309억 원에 달했다.
이들 피해 주택의 조사 시점 당시 상황은 근저당 설정 1964호, 임의 경매 1550호, 임의 경매 후 매각 94호였다. 최우선 변제금 대상이 되는 주택은 1039호(34.9%)에 그쳤고 전세 확정일자를 신고한 주택은 2551호(85.9%)로 파악됐다. 피해가 집중된 미추홀구의 경우 임대차신고보증금 합계액이 2002억 원이었고 근저당설정 1877호, 임의경매 1531호, 매각 92호로 각각 집계됐다.
한편 인천시는 전세사기 피해로 생업에 지장을 받아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소상공인 취약계층 긴급경영안정자금을 지원한다. 지원 대상은 전세피해확인서를 발급받은 인천에 사업장을 둔 소상공인으로 업체당 최대 3000만 원까지 대출받을 수 있다. 상환기간은 5년(1년 거치 4년 분할상환)이며 최초 3년간은 이자의 1.5%를 시가 지원한다.
시는 사안의 시급성을 고려해 사업을 조기 시행하기로 하고 최근 3개월 이내 보증지원 제한 삭제, 최저 보증료율 0.5% 적용 등 자금 문턱도 낮췄다. 특히 재원이 부족하지 않도록 신한은행이 특례보증 재원 4억 원을 추가로 출연했다. 시 출연을 포함하면 대출규모는 150억 원(은행 출연 50억 원)이다.
전세피해확인서를 발급받고 경영상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은 누구나 신청할 수 있으나 유흥업 및 도박·향락·투기 등 융자지원 제한업종은 제외된다. 신속 지원을 위해 예약 없이 대표자 본인이 인천신용보증재단 각 지점을 방문해 보증 상담 후 신청할 수 있다.
최태안 인천시 도시계획국장은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피해자들에게 실질적이고 종합적인 지원을 마련하는 데 활용할 예정”이라며 “앞으로 전세사기로 피해를 보는 시민들이 발생하지 않도록 실효성 있는 대책을 강구하고 각종 지원 방안 마련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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