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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금융당국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지난 11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에서 의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요즘은 여의도 어딜 가나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주가조작 사태가 화두다. 차액결제거래(CFD)가 무엇인지 묻는 사람부터 유명 연예인에 대한 얘기를 꺼내는 사람까지 다들 뜨거운 관심을 보인다. 특히 가장 많이 듣는 질문 중 하나는 ‘어떻게 이렇게 오랜 시간 동안 주가조작을 할 수 있었는지’다. 이번 사태의 핵심 인물로 지목되는 라덕연 H투자자문 대표와 그 일당은 2~3년에 걸쳐 시세조종을 주도한 혐의를 받는다. 이를 두고 금융위원회도, 금융감독원도, 한국거래소도 감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정치권에서도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11일 국회 정무위원회에 참석한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개인 전문 투자자 요건을 묻는 윤주경 국민의힘 의원의 질문에 제대로 된 설명도 내놓지 못했다. 웃지 못할 해프닝이었다. 이를 두고 정무위원장인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금 금융위에서 주가조작(사태)만큼 중요한 게 어디 있느냐”며 “CFD 투자 자격 문제를 담당 기관의 장이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건 큰 문제”라고 꼬집었다.

CFD 계좌 전수조사 등 금융 당국이 뒤늦게 부랴부랴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특히 금융 당국이 CFD 제도의 허점을 미리 인지하고 있었음을 고려하면 이번 사태의 또 다른 공범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실제로 거래소는 2020년 11월 “CFD를 이용한 불공정 거래 여부를 집중 심리하겠다”는 보도 자료를 내놓기도 했다.



금융 당국이 제도의 허점을 알고도 모르는 척 덮고 있는 동안 피해는 온전히 개인투자자의 몫으로 돌아갔다. 시장의 가격 형성 기능도 붕괴됐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실 추산에 따르면 이번 주가조작 사태로 총 7만 2514명의 개인투자자들이 7730억 원의 피해를 봤다. 대주주와 기관투자가 손실까지 반영하면 피해액은 총 8조 977억 원으로 늘어난다. 금융 당국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가 ‘투자자 보호’인 만큼 사태 수습에만 급급할 것이 아니라 진정성 있는 안전장치를 마련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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