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상장사 465개사가 1분기에 적자를 기록해 10곳 중 4곳 이상이 적자 늪에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로 비용 부담이 커졌는데 반도체 업황 등 경기가 둔화하면서 코스닥 업체들의 실적이 악화한 것으로 분석된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 12월 결산 법인 1115개사 가운데 1분기 적자 기업은 465곳(41.7%)에 달했다. 특히 지난해 1분기에는 1050개사 중 369개사(36.1%)가 적자였던 것과 비교하면 적자 기업 숫자뿐 아니라 비중도 7.4%포인트 늘었다. 코스피 상장사 중 24%(152개사)만 적자를 낸 것과 비교하면 코스닥 기업들의 재무 상태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1분기 적자 전환 기업 수는 182곳(16.3%)으로 지난해 1분기(121곳·12.9%) 대비 50% 늘었고 비중도 증가했다. 적자가 지속된 곳도 283개사에 달해 투자에 유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기업별로는 CJ ENM(035760)의 순익이 905억 원 급감하며 889억 원 적자를 기록했다. 심텍홀딩스(036710)(-387억 원), 위메이드(112040)(-285억 원), 아난티(025980)(-241억 원), 제넥신(095700)(-239억 원) 등도 손실이 컸다.
업종별로는 반도체 부품사 등이 포함된 정보기술(IT) 기업의 47.9%(190곳)가 적자였다. 반도체 업황이 악화하면서 장비나 부품 주문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제조업 적자 기업(191곳) 비중도 36.9%에 달했다.
이에 따라 코스닥 상장사들의 영업이익 역시 40% 넘게 급감했다. 1분기 전체 매출(연결 기준)은 67조 603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5% 증가했지만 영업익은 2조 4902억 원으로 42.2%(1조 8173억 원) 급감했다. 순이익 역시 2조 4950억 원으로 26.3%(8903억 원) 줄었다. 부채비율은 110.7%로 전년 동기 대비 3.2%포인트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3.7%로 3.2%포인트 하락했다.
업종별로는 IT 기업(397개사)의 영업익이 86% 급감했고 제조업(518개사)이 25.5% 감소했다. IT 업종 중 반도체와 부품, 정보 기기 등을 다루는 IT 하드웨어의 영업익이 84.3% 급감했다. 제조업에서는 제약(-93.1%)과 종이목재(-83%), 음식료·담배(-37.2%) 등의 영업익이 많이 줄었다.
반면 운송장비·부품(118%), 일반전기전자(48.4%)는 영업익이 개선됐다. 기업별로는 차액결제거래(CFD)발 매도 사태 종목인 다우데이타(032190)(3005억 원)의 순익이 가장 많았고 KG ETS(151860)(878억 원), 에코프로비엠(247540)(803억 원), 오스템임플란트(048260)(620억 원), 셀트리온헬스케어(091990)(540억 원) 등의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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