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 경쟁당국이 대한항공(003490)과 아시아나항공(020560) 간 기업결합에 두 번째 퇴짜를 놨다. 대한항공은 합병을 위해 2년 간 1000억 원 이상을 지출했지만 합병은 장기화 되는 모습이다.
17일(현지 시간) 유럽연합(EU) 경쟁당국은 양사 기업결합 시 유럽 일부 노선에서 경쟁 제한 가능성이 있다는 부정적인 의견을 밝혔다.
EU 당국은 이날 공개한 보고서에서 “양사 합병 시 한국과 프랑스, 독인, 스페인, 이탈리아 간 4개 노선에서 여객과 화물 운송 시장에서 가격 상승과 서비스 질 하락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이번 보고서는 일종의 중간심사 결과로 대한항공은 이에 대한 답변서를 제출해야 한다. 이와 별개로 6월까지 경쟁제한 우려 해소 방안을 담은 시정조치 방안을 EU 당국에 제시해야 한다.
EU는 대한항공이 새롭게 제시한 시정조치 방안 등을 고려해 오는 8월 3일까지 다시 양사 기업결합 조건부 승인 여부를 결정해 통보하기로 했다.
EU 당국은 올 3월 양사 기업결합 심사를 한 달 연장했다. 당시에도 일부 노선에 대한 여객과 운송 서비스에서 시장 경쟁이 제한될 수 있다고 우려하며 심사 기한을 연장했다.
대한항공은 자체적으로 5개 팀, 100여 명으로 구성된 국가별 전담 전문가 그룹을 운영하고 있다. 국내외 로펌, 경제 분석 전문업체와 계약해 각국 경쟁당국 요구에 대응하고 있지만 심사는 하염없이 길어지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당국의 우려사항을 해소하는 답변서를 제출하고 적극적인 시정조치 논의를 통해 최종 승인을 이끌어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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