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가부키계의 최고 배우 이치카와 엔노스케(47)가 부모와 함께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가 자신만 목숨을 건지고 부모는 사망했다. 그는 갑질과 성폭행 논란에 휩싸인 상태였다.
18일 NHK·산케이신문·TBS·분춘 온라인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15분께 이치카와는 부모와 함께 도쿄에 있는 자택에서 쓰러진 채로 발견됐다. 이치카와의 부모는 2층 거실에 쓰러져 있었고 이치카와는 지하에서 의식을 잃은 채 구급대원에 의해 발견됐다. 세 사람 눈에 띄는 외상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니저가 세 사람이 쓰러져 있는 것을 보고 신고했는데 어머니(75)는 이미 숨진 상태였고 아버지(76)는 의식불명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을 거뒀다.
경찰은 자택에서 찾은 이치카와의 유서를 단서로 세 사람이 극단적 시도를 했다고 보고 조사 중이다.
이치카와 엔노스케는 가부키에서 사용되는 예명이다. 이날 목숨을 건진 이치카와 엔노스케는 이 예명을 사용하는 4대째 배우다. 본명은 키노시 다카히코로 TV 드라마 ‘풍림화산’, ‘가마쿠라전의 13명’, ‘한자와 나오키’ 등에서 활약했다. 영화와 드라마, 예능 프로그램에도 다수 출연하며 대중적 인기도 높았다. 그의 아버지와 형도 3대 엔노스케였다.
이치카와가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이유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오전 현지 주간지 여성 세븐이 ‘연습의 악마’ 이치카와가 자신의 제자, 무대에서 함께 공연한 후배 배우와 극장 스태프들의 신체를 만지고 잠자리를 강요했다는 추문을 보도해 논란이 됐다.
이에 대해 공연계 전문가들은 “이치카와는 ‘손님을 부를 수 있는 배우’ 4인방 중 하나”라며 “일파 내에서 막강한 권력을 가지고 있는 그가 보도 내용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한편 이번 일을 계기로 ‘JKT’의 어둠을 걷어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고 겐다이디지털이 전했다. JKT는 최근 아이돌 성추행으로 물의를 빚은 쟈니스 사무소(J)와, 가부키계(K), 다카라즈카 가극단(T)을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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