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전두환 전 대통령의 손자 전우원 씨가 4살 때 자신도 모르게 주주로 등록된 회사가 있었다며 전 씨 일가가 이러한 방식으로 비자금을 숨겼을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전씨는 2일 전파를 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이번에 한국에 와서 세무서를 통해 제가 현재까지 보유했던 주식 보유 현황을 받아서 확인했는데 회사가 제 이름으로 한 7개 정도가 있었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러면서 “그 중 하나가 비엘에셋으로 2000년부터 2016년까지 주주로 등록돼 있었다”며 “2000년, 제가 4살 때 주주였다. 올해 조회해보기 전까지는 전혀 몰랐다. 지금은 다 보유하고 있는 것은 아니고 지금은 웨어밸리 하나만 보유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외에 갖고 있었던 최소 4개의 사업에서 40개가 되는 사업 목적이 거의 똑같이 겹쳤다”며 “실제 사업 목적과 전혀 관련이 없는 사업 목적들이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전 씨는 “많은 비자금이 무기명 채권의 형태로 남아 있는 걸로 알고 있고, 회사 간 자본을 이동하는 등 여러 회사에서 그렇게 하다 보면 조회하기 힘들기 때문에 사람들과 법의 감시를 피해서 (이런 방식으로) 자금을 운용하지 않았을까 싶다”고 말했다.
또 “저희 가족이 예술 쪽 회사들이 많고 예술품을 많이 다루는 이유는 상속세가 적고 세금도 많이 안 내도 되기 때문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 씨는 “비엘에셋 회사를 통해 이창석 씨(이순자 씨의 동생)와 전재용 씨(전우원 씨의 아버지)가 같이 부동산 거래를 해 몇 백억의 비자금을 사용하려다 걸려 세금을 냈다”며 “이는 그 많던 회사들 중 하나일 뿐이고 돈 세탁 경위를 다 뒤지면 엄청난 비자금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전 씨는 큰아버지인 전재국 씨가 절연 선언을 한 것에 대해선 “서운하고 힘들지만 동시에 후련한 마음도 있다”며 “평생 살아가면서 가족들이 순결한 척, 아무런 죄가 없는 척 해왔는데 항상 거기에 진실이 많이 없다고 느꼈다. 그런데 그걸 겉으로 표시해 주시니까 오히려 마음 정리하고 제 삶을 살아가기에는 더 좋은 것 같다”고 심경을 전했다.
앞서 전재국 씨는 전 씨에게 “너는 더 이상 내 조카도 아니고 그 무엇도 아니니 찾아오지도, 전화하지도 말아라. 약도 끊고 정상적으로 제대로 살아라”라는 내용의 문자를 보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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