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딸깍이는 웹툰작가 아냐…'인손인그'만 받습니다"

◆생성형 AI 웹툰 거센 후폭풍

네이버웹툰 신작, AI 작업 의혹

스튜디오 "후보정만" 해명에도

"노력없는 창작" 독자 비판 커져

공모전도 '사람이 그린것만 가능'

정부 AI 저작권 가이드라인 고심


‘양산형 인공지능(AI) 웹툰이 판치게 되면 그림 작가는 그림 공부 대신 저작권을 회피하는 꼼수만 배우게 되고 웹툰 업계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7할은 사라질 것이다.’ (네이버웹툰 댓글)

AI를 활용해 만든 웹툰이 업계에 거센 파문을 낳고 있다. 생성형AI로 작업했다는 의혹을 받은 웹툰 제작사는 누리꾼의 반발에 “후보정일 뿐”이라는 해명을 내놓았지만 일부 독자들은 불매를 선언했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네이버웹툰과 카카오웹툰도 AI 사용을 금지하고 인간이 그린 작품만 참가할 수 있는 공모전을 개최하는 등 후폭풍이 가라앉지 않는 모양새다. 정부도 AI 창작물 저작권을 둘러싸고 가이드라인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네이버웹툰 ‘신과 함께 돌아온 기사왕님’ 소개글. 네이버웹툰 캡처




2일 웹툰 업계에 따르면 최근 생성형AI로 후보정을 한 웹툰에 대해 여론이 악화하자 생성형AI 사용을 금지하는 공모전이 앞다퉈 열리고 있다. 네이버웹툰은 지난달 30일 ‘지상최대공모전’ 2차 접수 단계부터 생성형AI 기술을 사용할 수 없다고 공지했다. 1차 접수 단계 때까지만 해도 별다른 금지 조항을 마련하지 않았지만 논란이 불거진 후 방향을 바꾼 것이다. 네이버웹툰 관계자는 “생성형AI를 활용한 작품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마련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조항을 신설한 이유를 밝혔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웹툰 서비스 카카오웹툰은 한발 더 나갔다. 이달 1일 게릴라 공모전 ‘인간이 웹툰을 지배함’ 공고를 내면서 ‘인손인그(인간의 손으로 그린 인간이 그린) 작품들의 많은 지원을 바랍니다’라고 못을 박았다. 생성형AI 사용을 겨냥한 것으로 인간이 그리지 않은 작품은 당연히 선정에서 제외된다. 카카오웹툰 관계자는 “사람이 직접 그리지 않은 그림의 경우 현재 단계에서 파악 가능한 여러 가지 조합이 있어 제외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1일 카카오웹툰이 공지한 게릴라 공모전 ‘인간이 웹툰을 지배함’ 설명. 카카오웹툰 캡처


생성형AI를 둘러싼 논란은 지난달 22일 네이버웹툰 신작 ‘신과 함께 돌아온 기사왕님’ 1화가 연재되며 시작됐다. 누리꾼들은 배경 일부나 손가락 등이 부자연스러운 점을 들어 작품이 생성형AI를 활용해 제작된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별점 테러 등 반발이 지속되자 제작을 맡은 블루라인스튜디오 측은 “AI를 이용해 생성된 이미지를 사용한 게 아니라 마지막 단계에서 AI 보정 작업을 한 것”이라며 “연재된 분량에서 AI 보정을 삭제해 다시 올리고 앞으로 보정 없이 연재할 것”이라고 밝혔다.

웹툰 제작사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생성형AI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은 ‘저작권 침해’ 문제로까지 번지고 있다. 생성형AI는 최소 수만 장의 데이터를 학습한 후 유사한 콘텐츠를 만들어낸다. 이러한 학습 과정에서 저작권자의 허락을 일일이 거치는 일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게다가 AI가 만들어낸 결과물은 원창작자의 작품과 경쟁 관계에 놓이게 된다. 생성형AI가 만든 결과물을 영리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불공정하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이유다.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 창작물을 인정할 수 없다는 비토 정서도 추가됐다. 논란이 된 웹툰을 두고 누리꾼들은 “‘딸깍이(마우스 클릭으로 웹툰을 만든다는 의미)’를 인정할 수 없다”며 비판에 가세하기도 했다.

다만 아직 웹툰 업계에서 AI 창작물을 사용한 가이드라인은 합의되지 않은 상태다. 네이버웹툰과 카카오웹툰 측 모두 “아직 공식적인 가이드라인은 없다”고 밝혔다.

책 ‘새벽의 자리야’의 표지 사진. 미국 저작권청은 이미지 생성형AI ‘미드저니’를 이용한 책의 이미지에 대해 저작권을 취소했다. 크리스 카슈타노바 인스타그램


해외에서도 생성형AI의 저작권 침해를 둘러싼 논란은 진행 중이다. 올 1월 세계 최대 이미지 판매 플랫폼인 게티이미지가 이미지 생성 AI 업체인 스태빌리티AI에 저작권 침해 소송을 제기한 것이 대표적이다. 2월에는 미국 저작권청(USCO)이 책 ‘새벽의 자리야’에서 이미지 생성형AI 미드저니로 이미지를 삽입한 부분의 저작권을 인정할 수 없다는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생성형AI 콘텐츠에 대한 논란이 커지자 정부도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국회에서는 지난달 22일 AI 기술을 이용해 콘텐츠를 제작했을 경우 해당 사실을 표시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콘텐츠산업 진흥법 일부 개정안이 발의됐다. 문화체육관광부도 2월 한국저작권위원회와 함께 저작권 학계·법조계·산업계 전문가와 권리자(창작자) 등으로 구성된 ‘AI·저작권법 제도개선 워킹그룹’을 꾸려 현행 저작권법 내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권리자들은 AI가 저작물이 이용해 학습하는 과정에서 투명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저작권위원회 관계자는 “현재 생성형AI가 가동될 때 데이터가 어떻게 활용되는지를 파악하고 이해당사자의 입장을 논의하며 생성형AI 이용 시 주의점을 도출해 가이드라인을 준비하려 한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