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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0만원 드릴테니 지원해주세요"…ROTC 후보생 수급 '비상'

ROTC 지원율 하락에 '복무단축' 의견 나와

"현재 위기상황 해결 위해 복무단축 시급 "

일각에선 급격한 단축 부작용 우려해 반대

초급간부 전문성 결여·우수 인원 확보 불가

2019년 학군장교 임관식에서 임관장교들이 정모를 던지며 환호하고 있다.사진= ROTC중앙회 제공




ROTC 경쟁률 6대11.6대1



한때 5000명을 상회하던 학군장교 임관자가 지난 해 3300명 대로 하락하면서 초급장교의 70% 이상을 구성하는 ROTC 장교들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현실이다. 당장 학군단 지원 경쟁율도 10년 전 6:1이었던 것이 현재 1.6:1로 하락했고 수도권 일부 대학에서는 이미 입단자 수가 한 해 한자리 수로 추락했다. 서울대학교 학군단의 올해 입단자는 6명, 서강대학교 내년 입단 예정자는 4명, 동국대학교 입단 예정자는 11명인데 이마저도 중도 이탈을 고려하면 더욱 심각한 수준이다.

서울의 한 대학 학군단장은 “지원자가 너무 없다보니 지금 있는 후보생들에게 오히려 고마울 지경이다”라면서 “후보생 하락세가 심각한 수준에 도달했다”며 우려했다.

이에 ROTC 중앙회 등은 현행 28개월인 학군장교 의무복무 기간을 병사들과 동일한 18개월로 단축해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한진우 ROTC 중앙회장은 언론매체 기고문에서 “전역 후 취업난 해결과 봉급 인상은 ROTC 지원율은 향상시키는 확실한 방안이지만 수많은 난제가 있는 방안”이라며 “현재 위기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먼저 의무복무기간을 단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의무복무기간을 단축하면 한해 6000~8000여명의 초급장교가 임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ROTC 중앙회가 지난 4~5월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792명 중 ‘복무기간을 줄이면 ROTC 하겠다’라고 답한 응답자의 비율이 83.3%에 달한다. 또 ‘후보생 지원율 하락의 가장 큰 원인"을 묻는 질문에 ’병사보다 긴 의무복무기간'이 43.89%를 차지했다.

‘복무기간 단축’ 단기적 대안에 불과





“복무기간이 18개월로 줄어들면 어떤 병사들이 소대장의 말을 따르겠습니까. 병장들도 겨우 좀 쓸 만 하면 전역하는데 장교들도 그렇게 빨리 전역해버리면 소대 관리가 더 힘들어 질 겁니다”

초급 장교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ROTC 모집에 빨간불이 들어오면서 예비역 단체를 중심으로 지원율을 높이기 위해 학군장교 복무단축을 주장하고 나섰지만 일각에서는 장기적인 대안책이 아니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우리 군은 현재 학군단 지원율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2020년 기준 300만 원이었던 학군사관후보생 단기복무 장려금은 올해 기준 600만 원에서 내년 900만 원으로 인상될 예정이다. 또 학업을 마치지 못해 3월에 임관하지 못한 후보생들이 매년 7월 임관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제도도 시행됐다.

이처럼 각종 당근책을 제시하고 있지만 지원율 하락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서울의 한 대학 학군단장은 “군 예산과 규정 내에서 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하고 실제 적용하고 있지만 단기적 대안에 불과”하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복무기간 단축 논의도 마찬가지라는 주장이 나온다. 서울의 한 대학 ROTC 총동문회 사무총장은 “미국처럼 4년 장학생 제도를 도입하는 등 확실하게 지원하고 군 복무 경험이 사회 진출에 플러스 요인이 되도록 해야 한다”며 “일부 장교출신 채용이 있는 기관·기업을 꿈꾸는 친구들이 아니면 할 이유가 없는데 복무기간 단축한다고 해서 책임이 큰 장교를 선택하겠냐”고 지적했다.

가장 큰 문제는 복무기간 단축으로 인한 전문성 결여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초급간부를 ‘창 끝 전투력’이라고 하는데 그만큼 뛰어난 전투력을 발휘해야 하기 때문에 숫자를 채울 수도 있어야 하지만 우수한 인원으로 채워져야 한다"며 “군 출신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처우 개선, 양질의 인원 양성으로 전투력 유지 등 다양한 방면에서 고민해야 하는데 복무 기간을 단축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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