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신저 단체 채팅방에서 지인들에게 배우자 험담을 할 경우 이혼사유로 인정될까?
29일 머니투데이는 결혼 3년차 신혼 부부의 사례를 소개하며 “뒤에서 배우자를 험담하는 경우에도 이혼 소송이 가능하다”고 보도했다.
보도 내용을 보면 A씨와 남편은 아이 없이 신혼 생활을 즐기던 3년차 부부였다. 어느 날 A씨는 거실 컴퓨터를 사용하다가 우연히 로그아웃을 하지 않은 남편의 메신처 채팅장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남편이 10년 지기 친구들과의 단체 채팅방에서 A씨에 대해 “결혼하더니 살쪄서 싫다”, “점점 지 엄마 목소리 닮아 시끄러워진다”, “돈도 별로 못 버는 게 꼴에 일한다고 유세다” 등의 험담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A씨는 평소 다정하던 남편이 뒤에서 험담을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이후부터 남편과 더 이상 마주하고 싶지 않아 이혼을 결심하게 됐다.
이러한 사례에 대해 장윤정 법무법인 차원 변호사는 “민법 제 840조에서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을 때'를 이혼사유 중 하나로 보고 있다”며 “이 사례처럼 부부 간 신뢰가 깨진 경우 이 조항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고 매체에 전했다.
다수의 사람들에게 메신저를 통해 배우자를 험담한 경우 부부 간 신뢰가 깨져 관계가 회복될 수 없는 것으로 보인다면 이혼이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A씨는 남편에게 이혼 소송 외에도 명예훼손죄를 물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수의 사람들이 있던 메신저를 통해 배우자나 배우자의 가족에 대한 험담을 한 경우 사실 여부를 떠나 명예훼손에 대해 처벌이 가능하다.
장 변호사는 "남편의 휴대전화 잠금장치를 풀어 몰래 엿보고 증거를 수집했다면 비밀침해죄에 해당될 수 있지만, 이 사례에서 A씨는 우연히 로그아웃되지 않은 컴퓨터 메신저를 보게 된 경우라 죄가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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