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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많이 찾는 日 후쿠오카현에 423㎜ '폭포비'…국내도 '홍길동 장마' 기승 [일본相象]


‘일본相象(상상)’은 이웃나라 일본의 다양한 이슈를 전해드립니다. 아울러 한국과 닮은 사회적 현상·맥락을 짚어보고 문제 의식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일본 후쿠오카현 구루메시에서 10일 집중호우로 물에 잠긴 주택가 도로를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지난 5월 일본을 방문한 외국인 방문객 중 한국인이 전체의 3분의1에 달할 만큼 국내의 일본 여행 수요가 높은 가운데 일본 서남부 지방에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다. 이 지역에는 후쿠오카·유후인·벳푸·구마모토 등 국내에서 인기가 높은 관광지가 가까이에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10일 교도통신·NHK·아사히신문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이날 일본 기상청은 후쿠오카현과 오이타현에 집중호우로 인해 폭우 관련 경계 중 가장 높은 단계인 특별경보를 발령했다.

이날 후쿠오카현 소에다마치의 24시간 강수량은 423㎜를 기록했다. 다른 관측 지점인 구루메시의 24시간 강수량도 402.5㎜로 관측 사상 역대 최다 수치를 갈아치웠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수십년간 경험한 적이 없는 수준의 폭우가 내리면서 이날 이 지역 일부 하천이 범람하고 산사태도 일어났다.

일본 후쿠오카현 구루메시의 도로에서 한 차량이 물에 잠겨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일본 기상청은 재해대책기본법에 따라 호우 피해가 예상되는 지역의 2만여 가구 거주민 5만여명에 인명 피해 우려에 주의를 촉구하는 '긴급안전확보' 명령도 내렸다.

그러나 후쿠오카현에서는 구루메시에서 산사태가 발생, 9명이 연락 두절됐고 소에다마치에서는 목조 주택을 토사가 덮쳐 1명이 숨졌다. 후쿠오카시의 228개 학교에는 임시 휴교 명령도 내려졌다. 이번 집중 호우로 후쿠오카현과 히로시마현을 연결하는 신칸센은 한동안 운행이 중단됐다.

인접한 사가현에서도 산사태가 주택 2채를 덮쳐 3명이 연락이 두절됐다.

게다가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11일 오전 6시까지 규슈 북부의 24시간 강우량은 200㎜로 예상되는 등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따라 이 지역으로 여행 계획을 세웠던 사람들이 여행 취소를 고려할 때 참고할 사항이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약관에 따르면 여행 당일 천재지변으로 인해 비행기가 뜨지 못하는 등의 상황이 발생할 경우 여행자는 여행사 등에 지불한 금액을 전액 환불받을 수 있다. 또 여행하는 도중 현지에서 발생한 천재지변으로 중간에 돌아와야 하는 경우에 대해서도 남은 일정에 따른 금액을 환불받을 수 있다. 하지만 공정거래위원회의 약관에는 강제성이 없어 여행사에 따라 규정이 다를 수 있다.

또 비행기 이착륙이 가능한데 여행자의 단순 불안감으로 인해 여행을 취소할 경우에는 전액 환불은 불가하나 10~50%의 취소 수수료를 낸 후 취소가 가능하다.

일본 사가현 가라쓰시에서 10일 산사태로 발생한 토사에 목조 주택이 무너져 있다. AFP 연합뉴스


일본 서남부에서 ‘물폭탄’이 터질 때 중부와 간토 지방은 최고 기온이 38도를 넘는 무더위가 기승을 부렸다. 이날 오후 야마나시현 오쓰키시에서는 최고기온이 38.4도까지 치솟았다. 사이타마현 도코로자와시는 38도, 도쿄는 37.8도를 각각 기록했다.

일본 기상청은 이날 ‘고온에 관한 조기 기상정보’를 발표했는데 이는 10년에 한 번 일어날 만한 고온이 우려될 때 시행한다.

도쿄도와 사이타마현, 지바현 등 수도권 등지에는 올여름 처음으로 열사병 경계경보가 발령됐다. 도쿄 소방청에 따르면 도쿄도에서는 이날 오후 3시까지 53명이 열사병 증세로 응급 이송됐다.

일본 기상청은 향후 2주간 도카이, 간토, 도호쿠, 홋카이도 등 많은 지역에 따뜻한 공기가 유입돼 평년보다 2.5℃ 이상 기온이 높을 것으로 관측했다.

세종시에 10일 오전 시간당 최대 72㎜의 비가 쏟아진 가운데 세종동 아람찬교 인근에 토사가 유출된 모습. 사진 제공=세종소방본부


한편 국내에서도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하는 듯한 ‘홍길동 장마’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비가 그친 사이에는 폭염도 겹쳐서 나타나겠다.

10일 대전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새벽 충남 공주시 정안면에는 한 시간 동안 63㎜의 비가 쏟아졌고 세종시 고운동에도 51㎜의 비가 집중됐다. 공주와 세종에는 한때 호우경보까지 내려졌다.

밤사이 퍼부은 비로 세종시에서는 도로로 토사가 넘어오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시에 따르면 5생활권 조성사업이 진행 중인 아람찬교 인근에서 토사가 유출돼 도로관리사업소와 LH가 함께 복구에 나섰다.

또 조치원읍의 도시숲공원 근처 등 2곳에서도 토사가 쏟아져 긴급 복구됐으며 도담동 방축천변의 배수로와 옹벽도 파손된 것으로 파악됐다.

빗줄기가 가늘어지자 이번에는 폭염이 이어졌다.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대전과 세종, 충남 천안·아산·공주·부여·논산·금산·홍성·예산·당진을 중심으로 낮 동안 무더위가 기승을 부렸다.

특히 습도가 높아 체감온도는 실제 온도보다 3도 이상 더 높았다.

11일부터는 장맛비가 더 강해질 전망이다. 대형 기단인 티베트 고기압이 동쪽으로 세력을 넓히면서 서쪽으로 건조한 공기가 남하하고 북태평양 고기압 확장으로 남동쪽의 고온다습한 공기가 북상하면서 정체전선이 형성되기 때문이다. 12일까지는 정체전선이 활성화하는 기간에 전국적으로 비가 올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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