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이 ‘민간 사찰 논란’을 일으켰던 통신자료조회와 관련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자체 점검결과에 대해 ‘문제점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13일 공개한 공수처 및 대검찰청 정기감사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지난 2021년 공수처는 고발사주 의혹 등을 수사를 하면서 국회의원, 기자, 민간인들의 통신정보까지 광범위하게 조회하면서 민간 사찰 지적이 일었다. 이에 공수처는 2021년 1월 ‘통신자료 조회 제도개선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내부 점검을 실시했고, ‘관련 법령을 위배하지 않았고 비례원칙을 준수했다’고 자체 결론 내렸다.
감사원은 이번 감사를 통해 공수처의 점검 내용을 검토한 결과 “문제점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다만 감사원은 “수사·재판 중이어서 제외된 부분은 추후 추가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공수처는 2021년 1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통신사에 자료를 요청해 받은 전화번호 6488개 중 수사·재판 중인 사건 등을 제외한 1896개(29.2%)에 대해서만 점검을 벌였다.
감사원은 대검이 2020년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의사·약사 대상으로 금고 이상의 형을 확정 받아 놓고도 보건복지부에 재판 결과를 통지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통보를 누락한 의료인 32명이 여전히 의료인 면허를 가지고 있었고 이 중 15명은 의료행위도 하고 있었다.
감사원은 검찰총장에 “공소를 제기한 검찰청이 면허취소 등 행정처분 대상 관련 재판 결과 통보를 누락하는 일이 없도록 지도·감독 업무를 철저히 하라”고 요구했다. 또한 복지부에는 당사자들에 대한 면허를 취소하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아울러 대검과 공수처의 물품·시스템 구매 계약의 업무 태만도 지적됐다. 2019~2021년 대검은 약 10억 원 규모의 휴대물품 검색기 설치사업 계약을 추진하면서 담당자가 기술능력평가 배점을 임의로 변경한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관련자 1명을 징계할 것을, 2명에게는 주의를 각각 요구했다.
공수처는 지난해 7월 2억 7000만 원 규모의 빅데이터 연관분석 시스템 구매계약을 입찰을 진행하면서 특정 상표를 지정해 입찰공고를 낸 것이 확인돼 주의 요구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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