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진 남자친구의 직장을 찾아가 다른 동료와 학생, 학부모들이 보는 앞에서 "N번방 하는 선생"이라고 외친 40대 여성에게 벌금형이 내려졌다.
지난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형사4단독 김동진 판사는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이모씨(48)에게 지난 12일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이씨는 지난 2020년 5월 과거 연인이었던 A씨가 스케이트 강사로 일하는 서울 양천구의 한 아이스링크 매표소 앞길에서 허위사실을 적시해 명예를 훼손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내가 너 선생질 못하게 만들게 다 까발릴 거야. 몰카를 찍고 동영상을 유출하고 N번방을 하는 선생"이라고 소리쳤다. 이런 외침이 들릴 만한 장소에는 A씨의 동료 강사와 스케이트 수강생, 학부모 10여명이 있었다.
하지만 이씨와 A씨는 교제할 당시 상호 합의하에 성관계 영상을 촬영했을 뿐이라 A씨는 이른바 ‘N번방 사건’이라 불리는 성착취영상 유포와는 무관한 것으로 조사됐다. 결국 이런 허위사실이 유포된 탓에 이씨는 스케이트 강사 자리에서 해고됐다.
이씨는 A씨와 말다툼은 했지만 해당 발언은 하지 않았다며 벌금 300만원의 약식명령에 불복해 정식 재판을 청구했으나 법원은 그의 무죄 주장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이씨가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이 듣는 가운데 문제의 발언을 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피고인에게 몇차례 전과가 있는 점 △피고인이 자신의 객관적 범행내용을 극구 부인하면서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는 점 △이 사건 범행이 원인이 돼 피해자가 직장에서 해고된 점을 들며 약식명령 형량이 적정하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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