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제약회사 존슨앤드존슨(J&J)이 베이비파우더 발암 관련 소송에서 패소했다.
지난 18일 로이터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주 법원에서 열린 재판에서 배심원단은 암환자 앤서니 에르난데스 발데스(24)의 손해배상 청구를 받아들여 J&J에 1880만 달러(약 240억원) 배상을 평결했다.
발데스는 어린시절 사용한 베이비파우더로 석면에 노출돼 심장 주변 조직에서 악성중피종이 진행됐다고 주장했다. 그의 어머니 애나 카마초는 아기 때부터 어린이 때까지 발데스에게 베이비파우더를 꾸준히 썼다며 울며 증언했다.
배심원단은 발데스의 치료비와 고통에 대한 배상이 필요하다고 결정했으나 J&J에 징벌적 손해배상은 청구하지 않았다.
J&J는 베이비파우더의 주원료로 활석을 사용했다. 일부 소비자들은 여기에 발암물질인 석면이 중피종이나 난소상피암을 유발한다고 주장해왔다. J&J는 현재 3만 8000여건의 관련 소송이 진행중이다.
그러나 J&J측에서는 베이비파우더가 발암과는 관련이 없다는 주장을 고수하고 있다. 에릭 하스 J&J 부회장은 “이번 평결은 존슨즈 베이비파우더가 안전하고 석면도 안 들어있으며 암을 일으키지도 않는다는 수십 년에 걸친 독립적인 과학적 평가에 어긋난다”며 “항소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J&J는 자회사 LTL 매니지먼트를 만들어 베이비파우더 발암 소송에 대한 법적 책임을 지우려고 했다. LTL은 창립후 지난 4월에 파산신청을 했다. J&J는 뉴저지주 트렌튼에 파산신청을 하며 89억 달러(약 11조 2720억원)을 지불하겠다고 제안했다. 연방 항소 법원이 앞선 입찰을 거부한 후 활석 관련 소송의 청구를 해결하려는 두 번째 시도였다.
이는 J&J가 걸려있는 3만 8000건의 소송을 해결하고 향후 소송에 걸리지 않기 위함이었다. 파산 절차 중에는 모든 소송이 중단된다.
대부분의 소송은 중단된 상태였지만 에르난데스의 수명이 얼마 남지 않은 것으로 판단한 법원이 재판을 그대로 진행하도록 했다.
에르난데스의 악성중피종은 매우 희귀한 케이스로 J&J의 대다수의 소송에 등장하는 병과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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