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지주가 올 상반기 반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다시 갈아치웠다. 금리 상승과 경기 침체에 대응하기 위해 쌓은 신용손실 충당금이 두 배 가까이 늘었지만 순이자마진(NIM) 상승에 따라 이자이익이 대폭 늘고 증시가 침체에서 벗어나자 유가증권 평가 가치가 상승하면서 역대급 실적을 거뒀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신한·하나·우리금융지주가 일제히 올 상반기 실적을 발표했다. 하나금융은 상반기 지배기업소유지분 기준 당기순이익이 2조 209억 원을 기록해 전년 같은 기간(1조 7325억 원)보다 16.6% 늘었다고 밝혔다. 신한금융과 우리금융은 각각 2조 6262억 원과 1조 5386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1%, 12.7% 줄어든 수치다. 25일 실적을 발표한 KB금융지주의 당기순이익은 2조 9967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3262억 원(12.2%) 늘었다.
신한금융과 우리금융의 순이익이 감소했지만 KB금융과 하나금융의 순익이 크게 늘면서 4대 금융지주의 전체 당기순이익은 상반기 9조 1824억 원을 기록해 지난해 상반기 실적(8조 8473억 원)을 훌쩍 넘은 역대 반기 기준 최대 기록을 올렸다. .
각 금융지주의 주력 계열사인 은행들의 상반기 순이익도 지난해 실적을 크게 뛰어넘었다. 4대 은행의 올 상반기 기준 당기 순이익은 6조 8500억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6조 3375억 원)보다 8.1%(5125억 원) 증가했다.
특히 올 상반기 각 금융지주와 은행들은 지난해보다 두 배 가까이 많은 신용손실 충당금을 쌓고도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지난해 상반기 4대 금융지주의 충당금 전입액은 1조 9963억 원이었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2배 가까운 3조 9242억 원을 쌓았다. 지난해 충당금 전입액이 6000억 원 정도였던 신한금융은 올해 4000억 원 이상 더 많은 1조 95억 원을 책정했으며 우리금융의 충당금 전입액도 지난해 4969억 원에서 올해는 8178억 원으로 3200억 원이 더 늘었다.
4대 금융지주가 4조 원에 가까운 충당금을 쌓았음에도 전체 이익이 늘어난 것은 각 금융지주들의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이 골고루 증가했기 때문이다. 4대 금융지주의 이자이익은 지난해 상반기 18조 1175억 원이었지만 올해는 19조 1181억 원으로 1조 원 이상 늘었다. 비이자이익 역시 증시가 회복되고 금리 상승세가 주춤하면서 유가증권의 가치가 오른 데다 수수료 수익 등이 늘면서 지난해 상반기보다 2배 이상 늘었다.
4대 금융지주가 역대급 실적을 거뒀지만 하반기부터는 실적 개선세가 무뎌질 것이라는 전망이 크다. 특히 은행 실적의 바로미터로 여겨지는 NIM이 올 상반기 정점을 찍고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인 데다 금융 불안이 여전한 만큼 충당금 전입액은 한동안 계속 늘어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한편 신한금융은 이날 이사회를 열어 2분기 주당 525원의 분기 배당을 결의하고 10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 및 소각을 결정했다. 또 하나금융은 주당 600원의 분기 배당을, 우리금융은 2분기 그룹 첫 분기 배당금으로 1주당 180원을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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