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검단의 신축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 원인으로 꼽히는 '철근 누락'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발주한 다른 아파트 단지에서도 무더기로 확인됐다.
LH는 30일 서울 강남구 LH 서울지역본부에서 ‘지하주차장 무량판구조 안전점건 추진현황’을 공개했다. 해당 자료는 지하주차장에 무량판 구조를 적용한 입주, 공사 중인 91개 LH 발주 단지에 대한 전수조사 결과가 담겼다.
그 결과 15개 단지에서 전단보강근 누락이 확인됐다. 이 중 입주가 이미 진행된 단지는 5개 단지로, 4개 단지는 입주자와 협의 또는 정밀안전진단을 추진하고 있어 추후 보완공사를 시행할 예정이다. 나머지 1개 단지는 현재 보완공사가 진행 중이다.
입주 전 단지 중 6개 단지는 보완 공사 중이며, 4개 단지는 입주 전 보완 공사가 마칠 예정이라고 LH는 밝혔다.
무량판 구조는 보 없이 기둥이 직접 슬래브를 지지하기 때문에 기둥이 하중을 견딜 수 있도록 철근을 튼튼하게 감아줘야 한다. 그런데 필요한 만큼의 철근을 쓰지 않았다는 것이다.
10개 단지는 설계 미흡으로 철근이 빠져 있었다. 구조계산이 제대로 되지 않았거나, 구조계산은 제대로 됐으나 설계 도면에 전단보강근 표기를 빠뜨린 사례가 나왔다.
5개 단지는 시공이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철근이 빠진 15개 아파트의 콘크리트 강도는 설계 기준 강도를 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전수조사는 지난 4월 LH가 발주한 인천 검단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이 붕괴하는 사고가 발생한 뒤 진행됐다. 다만 정부는 민간 발주 아파트 100여곳에 대한 안전점검도 진행할 예정이라 철근 누락 아파트는 추가로 더 나올 수 있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책임자에 대한 징계와 고발 조치를 예고했다. 원 장관은 LH에 "무량판 구조로 설계·시공하면서 전단보강근 등 필수 설계와 시공 누락이 생기게 한 설계와 감리 책임자에 대해 가장 무거운 징계 조치와 함께 즉각 수사 의뢰, 고발 조치를 해달라"고 촉구했다.
이한준 LH 사장은 "(철근 누락) 15개 단지의 설계·감리가 언제 발주됐고, 여기에 관여된 사람은 누구인지 조사해 한 치의 의혹도 남지 않도록 관련자가 책임지게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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