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임교사가 마음대로 원서를 접수하지 않아 자신의 자녀가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치르지 못했다는 거짓 글을 인터넷에 올린 학부모에게 1심에서 벌금형이 선고됐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형사12단독 정은영 판사는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장모(56)씨에게 벌금 600만원을 선고했다.
장씨는 지난 2021년 11월 10일 한 온라인 카페에 "고3 학생인데 학생과 부모가 시험보지 않겠다고 했다며 수능 원서접수를 하지 않았다. 아이는 물론 저도 그렇게 말하지 않았다"는 내용의 허위사실을 적고 카페 회원에게 담임교사의 신원을 알려준 혐의로 기소됐다.
장씨의 거짓 글 업로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그는 같은 해 11월27일 자녀가 재학 중인 서울 송파구의 한 고등학교 홈페이지 건의사항 게시판에 '고3 학생 담임교사가 수능 원서 접수 안 해서 시험 못 본 학생'이라는 제목으로 "학부모이자 보호자와 상의 한마디 없이 원서접수 하지 않은 명확한 이유를 밝혀주길 바란다"라고 쓴 혐의도 있다.
하지만 장씨의 주장은 사실과 달랐다. 담임교사는 반 학생들이 모인 단체 대화방에 수 차례 원서 작성일을 알렸다. 원서를 쓰기 전날에는 '수능 원서 접수로 익일 반드시 등교해야 한다'고 공지했다. 원서 접수 당일에는 장씨 자녀가 등교하지 않자 장씨와 통화해 "저는 봤으면 좋겠는데 애가 안 본다고 그런다"는 답변을 들은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담임교사가) 학생 의사 확인 등 불충분한 업무수행으로 장씨 자녀의 수능 원서를 작성하지 않은 사실이 없다"고 판단했다. 장씨에 대해서는 "비방할 목적으로 공공연하게 거짓 사실을 드러내 담임교사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범행이 여러 차례이고 담임교사가 엄벌을 탄원하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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