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서 살인을 예고하는 온라인 게시글이 잇따르면서 경찰이 대대적인 수사에 나섰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실제 사고가 발행할 경우 총기와 테이저 건 사용도 불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일부 게시자를 검거했는데, 이 중에는 중학생을 비롯해 단순 장난 목적으로 글을 올린 10대 미성년자도 있었다.
5일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3일 분당 흉기 난동 사건 이후 이날 오전 7시까지 온라인에 최소 42건의 살인 예고 게시글이 올라왔다.
유명 인터넷 사이트인 '디씨인사이드'와 사회관계망 서비스(SNS), 대학생 익명 커뮤니티 등 게시 장소도 다양하다.
경찰은 42건 가운데 13건에 대해서는 작성자를 검거해 경위와 범죄 혐의점 등을 조사 중이다.
경찰은 게시자를 찾지 못 한 나머지 29건에 대해 IP 추적 등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서울에서는 전날 "오늘 16시 왕십리역 다 죽여버린다"는 글을 올린 20대 남성과 특정 학교를 거론하며 "정문 앞에서 5명을 죽이겠다"는 글을 작성한 미성년자가 각각 검거됐다.
또 "내일 밤 10시 한티역에서 칼부림을 하겠다"는 글을 올린 20대 남성이 자수해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가 조사를 진행 중이다.
잠실역과 강남역 등에서 흉기 난동을 벌이겠다는 글 또한 온라인에 게시돼 경찰이 수사 중이다.
경기 하남시에서는 전날 중학생 A(14)군이 "미사역 일대에서 살인 범죄를 저지르겠다"는 게시글을 썼다가 경찰에 검거됐다.
같은 날 부산 해운대 일대에서 흉기 난동을 예고하는 글을 올린 미성년자가 자택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5일 오전 2시 18분께에는 '원주역에서 오후 6시에 반려동물을 흉기로 찌르고 난동을 부리겠다'는 내용의 글이 게시됐다.예고 글에는 자기 반려동물을 해친 것으로 추정되는 사진도 함께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또 경북 경산경찰서는 경산 소재 대구대학교 익명 커뮤니티를 통해 칼부림을 예고한 20대 B씨를 추적해 5시간 만에 검거했다.
B씨는 "대구대 롤로노아 조로 삼도류 칼부림 예고한다. 다 덤벼라"라는 글을 올렸다.
경북 구미경찰서는 인터넷 커뮤니티에 "다음에는 구미역 칼부림이다"라는 글을 쓴 10대 미성년자를 5일 새벽 긴급체포했다.
5일 오전에는 국내 최대 규모인 인천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 축제장에서 흉기 난동을 예고한 글이 온라인에 올라왔다가 삭제됐다.
인천경찰청은 작성자를 추적하는 한편 전술팀과 폭발물처리반(EOD) 등 특공대 6명, 장갑차를 축제장 인근에 배치할 예정이다.
윤희근 청장은 4일 대국민 담화에서 “흉기난동 범죄에 대해서는 총기, 테이저건 등 정당한 경찰물리력 사용을 주저하지 않고, 국민 안전을 최우선 기준으로 경찰관에 대한 면책규정을 적극 적용해 현장의 법 집행을 뒷받침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윤 청장은 “무책임하고 무분별한 사이버상의 흉악범죄 예고와 근거 없는 가짜뉴스에 대해서도 예외 없이 강력히 대처하겠다”고 했다. 이어 “전 수사역량을 집중해 게시자를 신속히 확인?검거하고 법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최대한 엄중히 처벌하겠다”고 덧붙였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yigija94@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