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는 지난 2021년 6월 전북의 B 아파트를 1억 5000만 원으로 신고했다. 이후 1억 2000만 원이었던 실거래 가격이 한 달 만에 1억 3000만 원으로 올랐다. A씨는 거래 해제를 신고한 뒤 같은 해 8월 C씨에게 1억 4800만 원에 팔아 시세차익을 봤다. A씨는 2년 동안 지방에 있는 아파트 4개 단지에서 44채를 매수한 뒤 41채를 매도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수법을 활용해 돈을 벌었다.
경찰청은 국토교통부와 공동으로 허위로 높은 가격에 계약을 맺어 실거래가를 높인 뒤 나중에 취소하는 '집값 띄우기'에 대한 기획조사를 벌여 위법 의심행위 541건을 적발했다고 10일 밝혔다.
기획조사 대상은 2021년부터 올해 2월까지 2년간 이뤄진 아파트 거래 중 신고가로 거래 신고를 하고 장기간 경과한 뒤 거래를 취소하거나, 특정인이 반복해 신고가로 거래한 후 취소한 1086건이다. 전체 적발 건의 80%는 아파트값 급상승기인 2021년 1월부터 2022년 1월까지 거래된 건으로 확인됐다.
대표적인 수법을 보면 법인 간 자전거래다. 실제 부산에서는 2021년 12월 한 법인이 분양 아파트를 법인소속 직원에게 3억 4000만 원 신고가로 매도한 뒤 지난해 9월 계약을 취소해 집값을 상승시켰다.
가족까지 동원해 집값을 띄운 사례도 단속됐다.
부산에 있는 아파트를 보유한 D씨는 2021년 3월 아들에게 4억 2000만 원에 해당 아파트를 매도한 뒤 지난해 2월 계약을 해지했다. 거래된 가격은 직전 거래 대비 4000만 원 높게 책정된 금액이었다. D씨와 아들 간에는 자금 지급 내역과 계약서 등이 존재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부는 적발 사례 중 164건은 부동산거래신고법 위반 등으로 지방자치단체에 통보하고, 14건은 공인중개사법 위반으로 경찰청에 통보했다. 소득세 탈루 등이 의심되는 429건은 국세청에 알렸다. 국토부는 또 잔금지급일 후 60일 내 소유권이전등기 신청이 없는 거래내역을 지자체에 통보, 위법사항 317건에 대해 과태료 등 조치를 취했다.
미등기 과태료 부과를 위한 지자체 통보 건은 경기도가 84건(26.5%)으로 가장 많았고, 부산(12%), 대전(5.0%), 서울(4.4%)이 뒤를 이었다.
허위 거래 신고뿐 아니라 계약 해제 후 신고를 하지 않았거나, 정상 거래했지만, 등기신청만 하지 않은 경우도 과태료 대상이다.
오는 10월 19일부터는 재산상 이득을 취할 목적으로 거짓 거래 신고를 하면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하도록 부동산거래신고법상 벌칙 규정이 강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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