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소다(본명 황소희)가 일본의 한 음악 페스티벌에서 성추행 피해를 당한 가운데 행사 주최 측이 가해자를 찾아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일본 공연기획사 트라이하드 재팬은 15일 공식 입장문을 통해 "지난 11일부터 13일까지 개최된 '뮤직 서커스23'에서 소다님의 퍼포먼스 중 몇몇 관객이 출연자의 가슴 등 신체를 만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러한 행위는 성폭력, 성범죄이므로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피해를 입은 소다님을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며 이러한 비열한 범죄행위를 저지른 범인을 특정해 손해배상청구나 형사고소 등 민·형사 등 법적 조치를 취할 생각"이라고 못 박았다.
그러면서 "이번 범죄자들에 대해 다양한 각도에서 범행 현장을 포착한 영상이 있으므로 범인을 조기에 특정하는 것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범죄 행위를 저지른 분은 신속히 경찰서에 출두해 주시고 당사에도 연락하시라"고 경고했다.
아울러 "해외 유명 아티스트들과 함께 올해로 10주년을 맞이한 뮤직 서커스에서 이러한 사건이 발생한 것에 대해 주최자로서 다시 한번 고개 숙여 사죄드린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재발 방지를 철저히 하겠다"고 사과했다.
한편 일본의 톱가수 각트(GACKT)도 황씨를 옹호하는 글을 남겼다. 각트는 15일 자신의 X(트위터)에 “DJ소다의 SNS에 ‘화려한 옷차림을 하고 있으니까’, ‘옷에 문제가 있었다’ 등의 댓글이 있는데 그런 글을 남긴 사람은 범죄를 저지르는 것”이라며 “1000% 범죄를 저지르는 것이 더 나쁘다”고 비판했다.
각트는 “누가 어떤 옷을 입든 개인의 자유다. ‘그런 차림을 하고 있으니까’라고 당연하다는 듯 말하는 것 자체가 이상하다”며 “마치 당하는 쪽이 더 나쁜 것 같은 코멘트 아닌가. 자신이 좋아하는 옷을 입을 수 없는 그런 나라를 만들고 싶은가? 본인이 피해를 입었다고 느끼면 그것도 범죄가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누군가의 가슴을 만지고 싶으면 야단법석 떨지 말고 정면으로 구애해라. 같은 남자로서 우스워 보인다. 우리는 멋진 남자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의 이런 의사 표현은 일본 현지에서도 칭찬과 공감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한 일본인 네티즌은 “멋진 남자! 정말 좋은 말씀을 해주셔서 속이 시원합니다”라며 “각트씨처럼 영향력 있는 분이 이렇게 말씀해 주시면 세상이 좋은 방향으로 바뀔 수 있을 것 같아서 기쁩니다”라고 적었다.
또 다른 네티즌은 “당해도 어쩔 수 없는 이유 따위는 1mm도 없다. 각트씨 같은 분이 이렇게 말씀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라고 공감했다.
앞서 지난 14일 황씨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오늘 일본 오사카 뮤직 서커스 페스티벌에서 공연을 끝마쳤는데 너무 큰 충격을 받아서 아직도 무서워서 손이 떨리고 있다. 오늘 공연에서 한 명도 아니고 여러 명이 갑자기 저의 가슴을 만지면서 속수무책으로 성추행을 당했다"며 증거 사진을 공개해 파문이 일었다.
황씨는 ‘노출이 있는 옷을 입은 것도 문제 아니냐’는 네티즌의 비난에 대해 "내가 어떤 옷을 입든 성추행과 성희롱은 결코 정당화가 될 수 없다"며 "자기 만족으로 입고 싶은 옷을 입는 건데 노출이 있는 옷을 입는다고 그들이 나를 만지거나 성희롱할 권리는 없다"고 항변했다.
황씨는 국내는 물론 일본, 중국, 동남아 등에서 활약 중인 DJ다. '세계 3대 축제' 중 하나인 태국 송끄란의 대형 EDM 페스티벌 '송끄란 S2O 페스티벌'에서 한국인 최초 헤드라이너로 오르며 주목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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