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추가 금리인상 우려와 중국의 부동산 리스크라는 이중 악재 속에서 국내 증시가 당분간 박스권에 갇힐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번주는 인공지능(AI) 테마의 핵심기업인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와 잭슨홀 미팅에서의 금리 관련 발언이 국내 증시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8일 코스피지수는 전일 대비 15.35포인트(0.61%) 하락한 2504.50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주 코스피지수는 장중 한 때 2480선까지 밀렸으나 마지막 거래일 가까스로 2500선을 웃돌았다.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도 8.72포인트(0.98%) 내린 877.32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 한 주간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1099억 원을 기관이 1조 1024억 원을 팔아치운 반면 개인 홀로 1조 472억 원을 사들였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외국인 홀로 4501억 원을 매도한 반면 기관은 1954억 원, 개인은 2906억 원을 매수했다.
이번주 국내 증시는 중국 부동산 기업 컨트리가든발 악재가 지속되는 가운데 박스권을 맴돌 것으로 전망된다. NH투자증권은 코스피지수가 2470~2630포인트 사이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했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컨트리가든은 유예 기간 30일 내에 이자를 갚지 못하면 공식적으로 디폴트가 선언된다”며 “또 다른 부동산 개발사인 시노오션도 2024년 만기 예정인 2094만 달러 채권 이자를 상환하지 못한 상황으로 중국 경기 및 부동산시장 침체 우려가 확산되며 위험자산회피 심리가 강화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미국의 긴축정책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국내 증시 상승을 제한하는 요인이다. 나 연구원은 “9월 금리인상 확률은 기존 10%에서 13.5%로 소폭 상승에 그쳤지만 미 10년물 금리는 연내 최고 수준인 4.3%까지 도달했다”며 “미 재무부의 채권 발행 등 수급요인을 고려했을 때 단기적으로 국채금리가 하락할 가능성은 낮아 주가 상단을 제한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25일로 예정된 잭슨홀 미팅에서 어떤 발언이 나오느냐에 따라 분위기는 다소 달라질 수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금융시장 전반적으로 변곡점에 위치해 있다”며 “이번주 잭슨홀 미팅을 기점으로 급등한 장기금리가 안정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23일 발표되는 엔비디아 실적도 관전 포인트다. 2020년 이후 매 분기 매출액 서프라이즈를 기록 중인 엔비디아가 이번에도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는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AI의 핵심인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제조하는 엔비디아의 실적에 따라 여기에 들어가는 국내 반도체 업체들의 전망이 달라질 수 있다. 박지원 하나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의 매출액 서프라이즈 여부는 중요한 변수 중 하나”로 “주도테마의 새로운 모멘텀을 제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증권 업계에서는 하반기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반도체와 조선, 방산 등 업종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했다. 특히 코스피 분위기를 가늠하는데 있어 자동차와 반도체 업종의 향배가 중요하다는 판단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상대적 가격메리트가 존재하는 상황에서도 8월에도 외국인의 차별적 매수가 유입되고 있는 대표 업종”이라며 “자동차와 반도체 업종의 강세 반전 여부가 코스피 지수 반전을 선행할 가능성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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