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동탄·하남, 인천부터 서울 강서구·영등포구·금천구 일대까지 수도권 전역에 걸쳐 오피스텔과 아파트 등 110채를 보유한 30대 남성 임대인이 전세사기를 벌인 것으로 의심된다는 신고가 들어와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피해자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25일 경기남부경찰청은 임대인 이 모(34) 씨를 최근 사기 혐의로 입건했다고 밝혔다. 이 씨는 서울과 경기 등 오피스텔과 아파트 110채를 보유하면서 임대차 계약 기간이 만료된 세입자들에게 전세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은 혐의를 받는다.
취재 결과, 이 씨는 지난 2021년 9월부터 올해 1월까지 오피스텔과 아파트 110채를 모두 매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 씨는 매매가가 전세가보다 낮거나 같은 매물을 집중 공략하면서 ‘무자본 갭투자’ 방식으로 110채를 사들인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로 이 씨 소유의 집 110채 중 55채는 전세가율이 103%에 달해 전세가보다 매매가가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피해자들은 공통적으로 “계약 전 매매가에 비해 전세가가 약 1000만 원 가량 비싸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인근 오피스텔은 전부 비슷한 상황이었고, 무엇보다 부동산 중개업자가 안전하다고 했기에 믿고 계약을 했다”면서 “계약 이후 집주인이 바로 이 씨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이에 피해자들은 부동산 중개업자 역시 전세사기에 가담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하는 상황이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현재 이 씨는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세입자들과 연락을 끊고 잠적한 상태다. 하지만 이 씨가 소유한 건물 등기를 확인해본 결과 그는 잠적 후 올해 1월까지도 새로운 오피스텔을 사들여왔던 것으로 확인됐다.
피해자들은 현재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등에 모여 피해 상황을 공유하는 한편 이 씨에 대한 형사고소를 준비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까지 이 씨에게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피해자 3명의 고소장을 접수 받아 수사 중”이라면서도 “이 씨가 오피스텔 100여 채를 소유하고 있는 만큼 피해 규모는 더 늘어날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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