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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완치되면 안심? 이차암 발생 위험 최대 30%…조기 검진 이렇게 [건강 팁]

■ 조수환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암 경험자는 적극적인 이차암 검진을 받는 것도 중요하다. 이미지투데이




‘암경험자’란 암 확진 후 치료 중이거나 치료 종료 후 생존한 모든 사람을 포괄적으로 지칭하는 말이다. 2020년 국내 암경험자의 수는 약 228만 명에 달한다. 우리나라 국민 25명 중 1명은 암으로 진단된 경험이 있다는 의미다. 최근 통계에 따르면 기대수명까지 생존할 경우 남성은 5명 중 2명, 여성은 3명 중 1명 꼴로 종류와 무관하게 암에 걸리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만큼 우리 가족과 주변에서 흔하게 암경험자를 마주할 수 있게 됐다.

일반적으로 암의 표준치료 과정이 종료된 시점으로부터 5년 또는 10년이 지나면 담당 의사는 ‘검진을 열심히 하면서 건강관리를 잘 하라’는 말과 함께 추적 관찰을 종료한다. 이를 듣는 환자들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해하는 경우가 많다. 암경험자의 장기 건강관리 목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원발암(암이 처음 시작한 장기의 암)의 재발 및 이차암(암치료 후 다른 장기에 새롭게 생긴 암)의 발생을 조기 발견하는 것이다. 암경험자들의 장기적인 건강관리를 위해 평소 숙지하고 실천하면 좋을 법한 내용들을 실천항목들을 다음과 같이 소개하고자 한다.

먼저 암 재발을 막으려면 원발암의 특징을 잘 파악해 두는 것이 좋다. 오랜 시간 후 재발하는 양상을 보이는 특정암을 겪었다면 지속적으로 원발암 재발 검사를 실시해야 한다. 대부분의 암은 치료 후 5년을 기점으로 재발률이 매우 낮아진다. 그러나 유방암, 대장암, 난소암 같은 특정 암종은 긴 시간이 지나 뒤늦게 재발하는 양상을 보이기도 한다. 따라서 이런 암들은 치료가 종료되고 시간이 오래 경과했더라도 원발암이 재발하지 않았는지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

7대암 검진 권고안. 사진 제공=국가암정보센터


적극적인 이차암 검진을 받는 것도 중요하다. 암경험자는 동일 연령 및 성별을 가진 일반 인구집단에 비해 이차암 발생 위험이 10~30% 가량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유전적 위험과 흡연, 음주, 비만 등의 생활습관 관련 위험 외에도 원발암 치료 과정에서 발생하는 합병증 등이 이차암 발생에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차암은 원발암 치료가 종료되고 오랜 시간이 경과됐다 하더라도 그 발생 위험이 감소하지 않는다. 따라서 조기에 이차암을 발견하고 예방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암 검진을 받아야 한다.

몇몇 이차암은 원발암의 종류에 따라 발생 위험도가 높아지는 것으로 학계에 보고되어 있기도 하다. 예를 들어 위암과 대장암은 서로가 이차암의 발생 위험도를 올리는 연관성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궁경부암의 경우 이차암으로 특히 폐암 발병 위험이 증가한다고 보고됐다. 원발암으로 대장암을 겪었다면 일반 인구집단에 비해 전립선암 발병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우리나라처럼 암 검진 시스템이 잘 갖춰진 곳에서는 원발암의 종류와 관계 없이 이차암 검진 계획을 일관적으로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나라에서 많이 발생하는 주요 암종에 대한 검진을 잘 시행하면 된다는 의미다.



2020년 국내 암종별 연간 암발생률 순위를 성별로 살펴보자. 남성의 경우 폐암이 발생률 1위, 위암-전립선암-대장암-간암 등이 뒤를 이었고, 여성은 유방암이 1위, 갑상선암-대장암-폐암-위암의 순서였다. 이 중 전립선암과 갑상선암을 제외하고 모두 국가 암 검진의 대상에 해당한다. 따라서 국가검진에서 제공되는 암 검진 항목을 핵심 검사항목으로 참고하면 된다.

국립암센터는 지난 2015년 검진 효과와 위해에 대한 체계적인 근거평가 연구를 통해 위암·대장암·간암·유방암·자궁경부암·갑상선암·폐암 등 7대 암에 대한 검진 권고안을 발표했다. 암경험자의 경우 원발암의 종류와 관계없이 이차암의 위험도가 증가되어 있기 때문에 7대암 검진 권고안에 명시한 검진 주기에 따라 적절한 검진 검사를 시행해야 한다.암경험자라고 해서 권고되는 검진 주기보다 더 짧은 간격으로 검진을 시행할 필요는 없다. 다만 상황에 따라 검진주기 및 검사 방법을 일부 변경해 적용해야 하는 경우도 존재한다. 예를 들어 위내시경 검사 결과 '장상피화생'이라고 하는 만성 위염의 정도가 심하다면 위암 발생의 위험도가 더 증가해 있다는 의미다. 이런 경우 위내시경을 2년 주기보다는 1년 주기로 시행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 유방촬영 검사 결과 치밀유방 소견이 있었다면 유방초음파 검사를 추가 시행하는 편이 권고된다. 유방초음파 검사를 병행하는 것이 진단의 정확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알려졌기 때문이다. 대장암 가족력이 있거나 원발암으로 위암?유방암을 경험한 환자는 대장암의 위험도가 증가한 상태이므로 정기적으로 대장내시경검사를 시행하는 것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이처럼 암경험자는 원발암 치료가 끝난 이후에도 이차암 발생에 대한 정기적인 암 검진을 통해 이차암을 조기 발견하거나 또는 예방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 위에서 언급한 전략들을 암 치료 이후 여정의 이정표로 삼을 수 있길 바란다.

조수환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사진 제공=서울대병원


/안경진 기자 realglasse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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