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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분간 진보교육감-자사고 갈등 없나…첫 평가 2030년 검토

2025년부터 5년주기 재지정평가 실시

자진반납 않으면 7년뒤까지 지위 유지

폐지갈등 불씨 '평가지표' 사전안내할 듯

서울 자율형사립고 학부모연합회 소속 학부모들이 지난 2019년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집회를 열어 자사고 평가 취지에 맞는 교육청의 공정한 평가를 요구하고 있다. 오승현 기자




교육부가 지난 정부에서 일괄 폐지하기로 한 자율형사립고(자사고)를 존치하기로 한 가운데 첫 운영성과(재지정) 평가를 2030년에 실시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이전 정권까지는 5년마다 재지정 평가 결과를 둘러싸고 진보 교육감과 자사고 간 소송전까지 불거질 정도로 갈등이 컸었는데, 만약 평가가 2030년에 이뤄질 경우 이러한 갈등도 당분간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2025년부터 5년주기 평가…내년 평가지표 마련=서울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교육부는 첫 자사고 재지정 평가를 2030년에 실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으며 각 시도교육청과도 관련 논의를 진행 중이다. 방안이 확정될 경우 자사고 스스로 지정취소를 신청하거나 차기 정부가 또 다시 폐지 정책을 추진하지 않는 이상 현재 자사고는 최소 2030년까지 지위가 유지될 전망이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 2020년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전국 자사고와 외고·국제고를 2025년 일반고로 일괄 전환하기로 하면서 남은 재지정 평가도 실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2020년에도 일부 자사고가 재지정 평가를 받을 예정이었으나 일괄 폐지방침으로 2019년 평가가 마지막이 됐다.

교육계 일각에서는 교육부가 이전 정부의 일괄 폐지 방침을 뒤집고 자사고를 다시 존치하기로 함에 따라 기존 학교들에 대한 평가 역시 다시 이뤄지지 않겠냐는 전망이 나왔다.

교육부는 현실적으로 당장 재지정 평가를 시행하는 것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지난 정부에서 2025년 모든 자사고를 일반고로 일괄 전환키로 하는 동시에 재지정 평가 근거 조항을 없앤 데다, 미리 예고하지 않은 새 지표를 바탕으로 갑작스레 지난 운영 성과를 평가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지난 정부에서 2024년까지는 평가를 진행하지 않겠다고 발표한 데다, 현재 평가 근거 조항도 없는 상황"이라며 “이전 정부가 2025년에 모든 자사고를 일반고로 일괄 전환하도록 한 시행령을 개정하는 것이므로 자사고 존치의 기준 시점도 2025년이 된다. 이 때부터 5년 주기의 평가를 하는 것을 검토 중이며 이 경우 첫 재지정 평가는 2030년이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 하반기 정책 연구를 통해 시행령 개정 작업을 하면서 전국 시도교육청과의 협의를 통해 내년까지 신규 평가지표를 개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교육청과 갈등 씨앗된 '평가지표' 사전 안내 검토=전국 모든 자사고는 지난 정부까지 5년에 한 번씩 재지정 평가를 받아왔다. 각 지역 자사고를 관할하는 교육청이 평가를 진행하고 최종적으로 교육부 동의를 거치는 방식이다. 평가에서 통과하는 학교만 자사고 지위를 이어갈 수 있었다.

문제는 재지정 평가마다 자사고 폐지를 원하는 진보 교육감과 자사고 간에 큰 갈등이 반복돼 왔다는 점이다. 교육부가 자사고라는 고교 유형을 마련하더라도 근본적으로 자사고를 지정·고시할 수 있는 권한은 관할 교육감에게 있기 때문이다. 각 교육청은 재지정 평가 지표 중 일부 지표와 통과 기준 점수를 재량으로 설정할 수 있다.

이에 서울시교육청 등 진보 교육감이 있는 교육청들은 자사고가 고교 서열화를 유발한다며 평가 지표와 기준 점수를 강화했고, 마지막 재지정 평가가 있었던 2019년에는 전국 자사고 11곳이 무더기로 지정 취소를 당했다. 해당 학교들은 평가가 부당하게 진행됐다며 교육청과 수년간 법정 다툼을 벌였고 결국 자사고가 승리를 가져가며 당장 폐지를 면했다.

교육부는 이 같은 소송전이 벌어지기 않도록 각 학교에 평가 지표를 사전 안내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자사고에 지표를 사전 안내해 평가 예측성을 높여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스스로 자사고 지위를 반납하는 학교들이 나올 수도 있다. 실제 최근 강원에 있는 민족사관고는 정권에 따른 존폐 방침 변화로 안정적인 운영이 힘들 수 있다는 이유로 영재학교, 대안학교 등으로의 전환을 검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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