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10월 신형 스마트폰 ‘구글 픽셀8’을 공개한다. 애플이 아이폰15 공개 일정을 밝힌지 하루만에 구글이 반격에 나선 것이다. 삼성전자가 예년보다 빠른 갤럭시 폴더블 출시로 하반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선제 공략을 시작한 데 이어 애플·구글 등 빅테크가 참전하며 ‘판’을 벌리고 있다.
30일(현지 시간) 구글은 10월 4일 미국 뉴욕에서 연례 가을 제품 공개 행사 ‘메이드 바이 구글(Made by Google)’을 연다고 밝혔다. 구글은 구체적인 제품명 대신 “최신 장치를 소개한다”고만 설명했지만, IT업계는 신형 스마트폰 픽셀8 시리즈와 스마트워치 픽셀 워치2, 무선이어폰 픽셀 버즈 신형 등이 공개될 것으로 본다. 픽셀8은 삼성전자와 협업한 구글 텐서 G3 프로세서와 6.3인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화면을 탑재할 전망이다.
구글의 행사 초대장은 전날 애플 아이폰15 시리즈 공개일이 알려진지 하루만에 발송돼 눈길을 끈다. 애플은 9월 12일 행사를 열어 제품 공개 일정은 3주간 차이가 있지만 초대장은 하루 간격으로 전해졌다. 이에 업계에서는 구글이 애플을 겨냥해 초대장 발송일을 조정했다는 분석이 다분하다.
픽셀 시리즈를 비롯한 하드웨어가 구글 전사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하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은 지난 2분기 매출 746억 달러를 기록했고, 이중 661달러가 광고와 클라우드 등에서 나왔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픽셀 시리즈의 영향력도 작은 편이다. 하지만 구글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개발사인 만큼 픽셀폰은 안드로이드 진영 ‘표준(레퍼런스)’ 스마트폰으로 가치가 있다. 가장 빨리 OS 업데이트를 받을 뿐더러, 모든 안드로이드폰의 기준점인 만큼 호환성이 높아 앱 개발자와 테스터 등을 중심으로 선호도가 높다. 최근에는 카메라 블라인드 테스트에서 갤럭시S와 아이폰을 뛰어넘는 평가를 받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에 북미 시장에서는 LG전자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철수한 빈자리를 서서히 잠식하며 존재감을 키우는 중이다.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에 따르면 올 1분기 북미 시장에서 구글 점유율은 4%였다. 애플은 59%, 삼성전자는 23%였다. 글로벌 스마트폰 격전지인 북미에서는 유의미한 점유율을 지닌 셈이다. 특히 구글 픽셀은 전통적으로 중급기 시장을 겨냥해, 아이폰과 갤럭시S·Z 가격이 부담스러운 소비자층에서 소구하는 편이다. 실제 픽셀8은 100달러 가량 가격 인상이 예상됨에도 출고가가 700달러 내외에 머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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