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코리아 출신의 카바디 여자 국가대표 우희준(29)이 중국 항저우에서 23일 개막하는 제19회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시선을 모으고 있다.
우희준은 미스코리아 출신 학군장교(ROTC)라는 이채로운 이력을 갖고 있다. 그는 2016년 울산대에 입학했다. 이후 후배들의 장난으로 2019년 미스코리아 선발대회에 지원했다가 700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선으로 뽑혔다. 국제 미인대회인 ‘미스 어스(earth)’에도 한국 대표로 출전하게 됐다. 미스코리아 지원 당시 ‘비인기종목인 카바디를 알릴 수 있다’는 생각에 참가를 결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우 선수는 졸업 후 2020년 ROTC 59기로 임관했다. 수색중대에서 소대장 생활을 하면서도 소대원들한테 카바디를 알려주기도 하고 전투체력 종목으로 카바디를 보급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2021년부터 육군특수전사령부 국제평화지원단에서 근무했다. 통역 장교로 레바논 파병 중에도 카바디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한 그는 결국 지난 6월30일 중위로 전역했고 선발전을 거쳐 대표팀에 합류했다.
우 선수는 “아시아선수권 대회나 다른 대회에서는 금메달이나 1위를 한 경험이 있지만 가장 큰 대회에서 메달이 없다는 게 선수 입장에서 아쉬움이 너무 크게 남았다”고 말했다.
이름조차 생소한 카바디는 힌디어로 숨을 참는다는 뜻으로 술래잡기와 격투기가 섞인 종목이다. 7명씩 이뤄진 두 팀이 경기를 하며 한 팀의 공격수가 수비수를 터치한 뒤 자기 진영으로 무사히 되돌아오면 점수를 얻는다. 반대로 터치 당한 수비수들이 그 공격수가 자기 진영까지 가지 못하도록 막으면 되려 점수를 얻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공격수가 상대 진영으로 넘어갈 때면 '카바디'라는 말을 반복적으로 외쳐야 하는 것도 큰 특징이다.
지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는 우리 남자팀이 종주국 인도를 물리치며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당시 여자팀은 동메달은 놓쳤지만 대회 역대 최고 성적인 5위에 오르는 성과를 일궜다. 이후 우 선수는 군으로 발길을 돌렸으나 이번에 다시 ‘태극마크’를 달고 메달에 도전한다.
한편 제19회 중국 항저우 아시안게임은 2022년에 열릴 예정이었으나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여파로 연기돼 올해 열린다. 이달 23일 시작해 10월 8일에 막을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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