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최근 4주 연속 약세를 보이면서 2500선을 맴돌고 있는 가운데 증권업계는 이번 주 발표되는 미국의 물가·소비지표의 향방에 따라 증시의 단기적인 향방이 정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NH투자증권은 이번 주 코스피지수가 2490~2610선을 오갈 것으로 전망했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주 마지막 거래일인 8일 코스피는 16.03포인트(0.63%) 내린 2547.68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주 첫 거래일인 4일 0.81% 급반등하며 추가 상승 기대감을 키웠지만, 나머지 4거래일 연속 하락하면서 2540대로 주저앉았다. 같은 기간 코스닥은 5.56포인트(-0.6%) 내린 914.18에 장을 마감했다.
코스피지수가 연일 약세를 보이고 있는 배경으로는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가 원유 감산 연장을 결정한 것이 꼽힌다. 유가 상승에 따라 인플레이션이 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는 분석이다. 앞서 사우디는 7월 시작한 일일 100만 배럴의 감산 조치를 12월까지 3개월 연장하겠다고 밝혔다. 러시아 역시 하루 30만 배럴 감산을 연말까지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이에 더해 미국 원유 재고가 추가로 감소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자 배럴당 70달러 선에서 거래되던 미국 서부텍스스산 원유(WTI) 10월물은 한때 90달러를 웃도는 등 유가가 급반등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고유가발 물가 상승 우려로 주식시장 하방 압력이 확대됐다”며 “국내 배터리 3사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이 하락했다는 소식에 2차전지 업종이 함께 약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실제 에코프로는 한 주간 13.4% 급락했는데, 7일과 8일에는 장중 100만 원대 밑으로 주가가 내려가기도 했다.
NH투자증권은 이번 주 코스피 예상밴드로 2490~2610선을 제시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긴축 우려 완화 및 중국 단체관광객 복귀 기대감이 긍정적 요인으로 꼽혔다. 반면 미중 무역갈등 확대 및 빅테크 규제가 투자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하락요인으로 제시했다.
특히 이번 주 발표되는 8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소매판매 지표가 변수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은 현지시간 기준 13일 8월 CPI를 발표하고 다음 날인 14일에는 소매판매 지표를 공개한다. 최근 고용이 둔화되고 있다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상황에서 고유가 여파가 찬물을 끼얹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는 만큼, 실제 물가와 소비 데이터를 확인한 이후 증시의 방향성이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유가 상승으로 CPI의 전월 대비 변화 전망치는 상향 조정되고 있지만, 8월에는 가솔린 가격 상승분 등을 고려하면 상승률이 0.5%에 그칠 확률이 큰데도 그 이상을 예상하는 전망치들이 나오고 있다”며 “실제 결과는 예상보다 낮을 가능성이 커지는 셈”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 물가, 소매판매, 제조업 지표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유가가 안정세를 보이면서 채권금리, 달러화 상승에도 제동이 걸릴 수 있다”며 “당분간 코스피는 저점 대비 반등폭의 50% 되돌림 수준인 2520선 지지력 확보 여부가 중요하며 지지력을 확보할 경우 2600선 회복 시도를 감안한 비중확대 전략이 유효하다”고 말했다.
추천업종으로는 반도체·항공·면세점·카지노·정유가 제시됐다. 김 연구원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 인상 확률은 7%에 불과하지만 11월에는 45%로 크게 증가한다”며 “미국 빅테크 기업들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주식시장 전반에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삼성증권(016360)은 인공지능(AI)·로봇주와 미용주에 주목할 것을 조언했다. 이혁진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증시의 난이도가 올라갈 때는 ‘돈맥’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MSCI 지수 편입 기대감이 높은 로봇주와 함께 외인·기관의 매수세가 견조한 미용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개별 종목으로는 이수페타시스(007660), 삼성에스디에스(018260), 클래시스(214150), 메디톡스(086900)를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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