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코스피 시장에 상장하는 두산(000150)로보틱스의 기업공개(IPO)가 흥행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모기업인 두산 주가가 3년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두산은 이날 전 거래일 대비 27.65%(3만 2300원) 오른 14만 9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상승률은 2020년 9월 7일(26.85%) 이후 3년여 만의 최고치로 1995년 5월 2일 거래소가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상승 금액은 2007년 11월 1일(2만 1303원) 이후 가장 컸다.
개장 직후 급등세를 보인 두산 주가는 한때 상한가(15만 1800원)를 기록하며 52주 신고가를 다시 썼다. 하지만 장 마감 전 일부 매도 물량이 나오면서 상한가를 유지하지는 못했다.
이날 주가 급등에 두산 시가총액은 전일 대비 약 5007억 원 늘어난 2조 4307억 원을 찍었다. 두산 시가총액이 2조 원을 넘은 건 2019년 2월 12일(2조 609억 원) 이후 약 4년반 만이다. 일거래 대금과 거래량도 6251억 원, 433만 주로 각각 역대 기록을 경신했다. 직전 상위 거래대금이 2000억~2500억 원 수준이었고 직전 최대 거래량이 51만 주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압도적인 수치다.
우선주들도 줄줄이 상한가를 기록했다. 두산우는 7만 5200원(+29.88%)에 거래를 마감해 통계 작성 이래 처음으로 상한가에 종가를 형성했다. 두산2우B도 지난해 3월 19일 이후 약 1년 6개월 만에 상한가(13만 7500원, +29.96%)로 거래를 마쳤다.
두산 주가가 급등세를 보인 건 협동로봇 자회사 두산로보틱스가 이날부터 국내 기관투자가들을 대상으로 공모가 확정을 위한 수요예측에 돌입한 가운데 두산로보틱스에 대해 긍정적 전망이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메리츠증권과 DB금융투자(016610)·유진투자증권(001200)·이베스트투자증권(078020) 등 이날만 네 곳의 증권사가 글로벌 협동로봇 시장의 높은 성장성을 근거로 두산로보틱스가 상장 이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특히 메리츠증권은 두산로보틱스의 적정 주가를 2만 9000원으로 제시하면서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높였다. 두산로보틱스의 희망 공모가 범위(2만 1000~2만 6000원) 상단보다 약 11.5% 높은 금액이다. 이를 기준으로 계산한 두산로보틱스의 예상 시가총액은 약 1조 8800억 원에 달한다.
배기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두산로보틱스는 중국을 제외한 세계 협동로봇 시장점유율 5.4%로 4위 수준”이라며 “지난해 매출액은 450억 원이며 2026년 예상 매출액은 2520억 원으로 연평균 53.9% 성장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배 연구원은 두산로보틱스의 연간 영업이익 흑자전환 시기를 2025년으로 예상하면서 연간 영업이익률을 △2025년 8.7% △2026년 14.0% △2027년 28.6% 등으로 추정했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두산로보틱스가 최대주주인 두산의 구주매출 없이 전액 신주로만 공모를 진행해 상장일 유통 가능 물량(24.77%) 비중이 낮다는 점을 근거로 수요예측 결과가 긍정적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수요예측에 참여하는 기관투자가의 매각 제한 설정에 따라 유통 가능 물량은 더 축소될 수 있다.
두산로보틱스는 15일까지 국내외 기관투자가들을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한 뒤 19일 공모가를 확정한다. 이어 21~22일 일반 투자자 대상 청약을 거쳐 10월 초 코스피 시장에 입성할 예정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