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영화 상영 금지 가처분 신청이 기각된 영화 '치악산'의 숨통이 트였지만 여전히 영화를 바라보는 시선은 좋지 않은 모양새다. '치악산'(감독 김선웅)은 산악바이크 동아리 산가자의 리더 민준(윤균상)과 팀원들이 라이딩 영상을 촬영하기 위해 치악산으로 향하며 정체 모를 공포스러운 일들을 겪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
◇'치악산'은 왜 욕을 먹을까? = 원주시와 대한불교조계종 구룡사 등이 영화제작사 도호엔터테인먼트를 상대로 낸 영화 상영 금지 등 가처분 신청을 낸 바 있다. 원주시 측은 "원주 시민이 긍지를 느끼는 산에서 허위 사실로 노이즈 마케팅을 할 경우 시민의 재산권, 인격권 침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지난 12일 서울중앙지법은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며 '치악산' 제작사 측의 손을 들었다. 서울중앙지법은 "명백한 허구의 내용을 담은 이 영화의 배경에 치악산이 등장한다는 사정만으로 치악산의 명성이 훼손된다거나 시청자가 치악산에 대해 부정적인 인상을 갖게 된다고 예측할 수 없다”며 "원주시나 시민의 인격권이나 재산권에 중대하고 현저한 손해를 볼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전했다.
◇노이즈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 특정한 장소 이름으로 대중들의 반발을 샀던 영화는 '치악산' 이전에도 있었다. 지난 2018년 개봉한 '곤지암'(감독 정범식) 또한 경기도 광주 소재의 병원 건물과 부지 소유주가 영화에 대한 상영 금지 가처분 신청을 낸 바 있지만 기각됐다.
하지만 '곤지암'에 비해 '치악산'의 논란이 떠들썩했던 이유는 노이즈 마케팅, 그리고 소홀했던 원주시와의 커뮤니케이션에 있었다. 토막 시체 사건을 연상하게 만드는 잔인한 모습이 담긴 비공식 포스터가 유출됐으나 이후 원주시와의 갈등에도 해명이나 사과를 하지 않았다. 오히려 노이즈 마케팅에 이용하고 원주시가 제안했던 제목 변경에 관해서도 뒤늦게 애매한 답만을 전하며 원주시의 화를 더욱 돋웠다.
◇결국 개봉...하지만 흥행 결과는? = 원주시의 반응이 흉흉한 가운데 결국 '치악산'은 오늘(13일) 개봉을 맞이했다. 개봉 전부터 논란으로 인해 많은 주목을 받았지만 주목을 받는 것과 흥행 결과는 또 다른 문제라고 볼 수 있다.
'치악산'은 윤균상의 첫 스크린 주연작, 그리고 스릴러 도전. 윤균상의 팬이라면, 그리고 공포물을 향한 관심이 지대한 관객들이라면 넘길 수 없는 유혹적인 작품이다. 하지만 가처분 신청 기각으로 인해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을 시간은 없다. 과연 대중영화로서 무시할 수 없는 '흥행'의 결과가 어떻게 될지는 지켜봐야 할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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