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강호가 이번에는 감독 역할에 도전했다. 그것도 결말 변경에 대한 집착이 가득한 감독으로. 그로 인해 아수라장이 된 촬영 현장, 그의 선택은 어떻게 흘러갈까.
영화 '거미집'(감독 김지운)은 결말 변경만 되면 걸작이 될 것이라는 집착에 사로잡힌 김열 감독(송강호)이 배우와 스태프들을 다시 불러 모아 작품을 다시 찍는 이야기를 그린다. 김지운 감독의 신작으로 신선한 연출과 화려한 캐스팅 라인업, 그리고 칸 영화제 초청으로 인해 이미 화제에 오른 바 있는 작품이다.
'거미집'에서 주요 서사를 이끌어가는 인물은 단연 김열 감독이다. 꿈에서부터 결말 변경을 향한 집착에 시달리던 그는 이내 현실에서도 이를 실현하기로 결심한다. 스태프들과 배우들을 다시 불러 모은 그는 검열에 의해 시나리오가 통과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변경된 이야기를 고집하며 다시금 작품에 착수한다.
이러한 김열 감독을 지지하는 이는 제작사 후계자인 신미도(전여빈)다. 감독이 무사히 촬영을 끝낼 수 있도록 전폭적인 지지를 한다. 더불어 다시 모인 톱스타 배우 강호세(오정세)와 이민자(임수정), 라이징 스타 한유림(정수정)까지 한데 모여 작품 안에서도 밖에서도 환상의 앙상블을 보여준다.
"한 장의 티켓으로 두 편의 영화를 볼 수 있다"고 홍보하던 오정세의 말처럼 '거미집'은 영화 속 영화를 만든 작품이다. 작품 속에서 김열 감독은 임수정이 연기한 베테랑 배우 이민자의 역할을 순종적인 여성에서 주체적인 여성으로 변모시킨다. 1960년대작이자 故 김기영 감독의 '하녀'를 떠올리게 만드는 서사, 방직공장의 음악부 선생이자 한 가정의 가장이 공장 여공 출신의 하녀와 불륜을 저지르고 이를 알게 된 아내와 하녀의 욕망이 부딪히는 이야기는 매혹적으로 다가온다.
이 과정에서 흑백과 컬러를 오가고 화면 비율을 바꾸며 옛날 영화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연출 또한 이 영화의 신선한 매력이다. 또한 세트의 변화, 여러 가지 효과를 넣는 방식, 연기자들의 동선 등 영화를 찍는 과정을 디테일하게 보여주며 시네필들의 흥미를 자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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