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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가 5% 급락…JP모건 "가격 부담에 수요 파괴 시작됐다"

WTI·브렌트유, 84~85달러선 하락

美 고금리 장기화에 경기 우려 커져

3Q 고유가 타격…수요 위축 가시화

사진=이미지투데이




지난달 말 연고점을 찍었던 국제 유가가 4일(현지 시간) 급락하며 1달 전 수준으로 회귀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금리 기조 장기화에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진 영향으로 분석되지만 시장에서는 높은 가격이 수요를 위축하는 수요 파괴가 시작됐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일 대비 5.61% 하락한 배럴당 84.22달러를 기록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브렌트유 가격 역시 배럴당 85.81달러로 5.62% 내렸다. 국제 유가는 지난 달 27일 배럴당 93~94달러 선으로 1년여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한 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 연준이 장기간 고금리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에 경기 불확실성이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제롬 파월 의장을 비롯한 연준 고위 인사들은 연일 물가 안정을 위해 한동안 높은 금리를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연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연준 내 매파로 분류되는 로레타 메스터 클리브랜드 연방준비은행 총재, 미셸 보먼 연준 이사 등은 잇따라 추가 금리 인상이 아직 논의 테이블 위에 있다는 것을 시사했다.



전날 석유수출국기구(OPEC)과 비(非)OPEC 주요 산유국 간 협의체인 OPEC+의 장관급 감시위원회(JMMC)가 예상대로 기존 생산 정책에 변화를 주지 않은 점도 유가 진정세에 힘을 보탰다. 이에 더해 간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이 발표한 원유재고 자료에서 지난주 휘발유 재고가 전주 대비 222만 4000배럴 줄어든 4억 1406만 배럴을 기록하자 유가 낙폭이 더해졌다.

전문가들은 원유의 수요 파괴가 일어나고 있다는 분석도 내놓았다. 이날 야후파이낸스에 따르면 JP모건의 나타샤 가네바 글로벌원자재전략팀장은 “미국과 유럽, 일부 신흥국(EM)에서 유가 상승에 따른 수요 억제가 다시 한 번 가시화하고 있다”며 “중국과 인도가 올해 세계 석유 수요 증가를 주도했지만 유가가 급등하자 중국은 8~9월 국내 원유를 활용하는 쪽을 택했다”고 말했다. 그는 “3분기 원유 수요가 감소할 것”이라며 연말 유가 목표가를 배럴당 86달러로 유지했다.

JP모건은 소비 시장에서도 원유 수요가 위축되는 신호가 나타났다고 전했다. 카네바 팀장은 “미국의 휘발유 수요가 상반기 분석가들의 예상치를 웃돌았지만 3분기 가격 급등이 수요를 침체시켰다”고 말했다. 경유의 경우 건설사와 운수업체, 농민들이 대부분 최근 30%대 급등세를 체감하고있어 화물비와 식료품비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제트 연료 가격 역시 3분기 상승세를 지속하며 항공사들이 비용 인상에 따른 타격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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