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034730)그룹 회장이 “후계 구도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종현 선대회장으로부터 경영권을 물려받은 지 25년 만으로, 최 회장의 세 자녀 모두 그룹 계열사에 소속돼 있어 승계에 대한 재계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최 회장은 11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후계 구도에 대해 생각하고 있고,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사고를 당한다면 우리 그룹은 누가 이끄나. 승계 계획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나만의 계획은 있지만 공개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최 회장의 이 같은 발언은 세 자녀 모두 SK그룹 계열사에 몸담고 있는 상황이어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최 회장은 이혼 소송 중인 노소영 씨와의 사이에 장녀 최윤정 씨, 차녀 최민정 씨와 장남 최인근 씨를 두고 있다.
장녀 윤정 씨는 SK바이오팜의 전략투자팀장으로 최근 SK와 바이오팜이 설립한 혁신 신약 태스크포스(TF)에 합류했다. 차녀 민정 씨는 SK하이닉스 소속으로 지난해 휴직계를 내고 최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스타트업 자문과 창업 활동을 하고 있다. 장남 인근 씨는 SK E&S의 북미법인인 패스키에서 근무하고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최 회장의 자녀들이 각 계열사에서 경영 수업을 받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 자신들 명의의 지분은 취득하고 있지 않다”며 “이사회에 진입할 수 있는 명분을 얻으려면 각자 실적을 내는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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