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촉발된 전쟁이 닷새째를 맞은 11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남부 공습에 나서며 전쟁의 무대가 확대되고 있다.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 지상군 투입을 준비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이스라엘 남부를 겨냥한 하마스의 로켓 공격도 이어지는 양상이다.
전면 봉쇄된 가자지구의 인도주의 위기가 고조되고 있고, 지난 7일 전쟁 발발 이후 양측의 사망자가 2100명을 넘어서는 등 사상자도 계속 늘고 있다.
이스라엘 일간지 하레츠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이날 대전차 공격에 대한 반격으로 레바논 남부에 대한 공습을 진행 중이다.
로이터통신은 “이스라엘군은 레바논 공습에 앞서 ‘레바논 남부 접경의 서부 갈리리 지역에 자국을 겨냥한 대전차 공격이 있었다’고 전했다”면서 “하마스와 연대하는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을 겨냥한 미사일 공격이 대원 3명 사망에 대한 보복이라고 배후를 자처했다”고 보도했다.
이 밖에 레바논 또는 시라아 발로 추정되는 공격으로 이스라엘 북부에서 경보가 울렸고, 전날에도 레바논은 물론 시리아에서도 이스라엘을 향한 포격이 이어지면서 확전 우려를 키우고 있다.
이와 관련해 뉴욕타임스(NYT)는 “레바논에서 이스라엘 북부 지역을 겨냥한 포격이 사흘 연속 이어지면서 2006년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사이의 전쟁이 재연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전망했다.
또 카타르의 국영방송 알자지라는 “하마스 거점인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습도 갈수록 거세지는 가운데 이스라엘군이 지상군 투입을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10일(현지시간) 저녁 가자지구 접경 인근에서 “공중에서 공세를 시작했고 나중에는 지상에서도 공격을 시작할 것”이라며 “가자지구 공세를 더욱 강화하고 있고, 장병들에게 학살자에 대해 자제하지 말라고 명령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예고 없는 공습에 인질을 1명씩 살해하겠다는 하마스의 위협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전날 밤에도 200곳 이상을 타격하는 등 가자지구 공습을 지속하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하마스가 사용하는 가자지구의 대학을 공격했다고 밝히는 등 모스크와 주택, 병원, 학교 등 무차별 공습을 이어갔다.
지난 7일 밤부터 이어진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가자지구에서 주택 2만2600채와 병원 10곳, 학교 48개가 파괴됐다고 팔레스타인 외무부는 밝혔다. 이에 따라 가자지구에서는 건물 잔해 속에서 미처 대피하지 못한 생존자를 찾으려는 필사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이스라엘의 보복 공습으로 일시 주춤했던 하마스의 로켓 공격도 다시 이어지고 있다. 하레츠에 따르면 11일(현지시간) 오전 이스라엘 남부 스데로트와 니르암, 이빔, 에레즈, 가자 인근 네티브하아사라 등지에 로켓 경보가 울렸다. 이날 로켓 공격으로 일부 부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알자지라는 “가자지구 전력 당국은 ‘연료가 수 시간 내 고갈돼 전력 공급이 중단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경고했다”며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는 18만명이 넘는 피란민을 위한 음식과 식수가 12일 분량밖에 남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양측의 사상자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
지난 7일 전쟁 발발 이후 이스라엘에서는 군인 169명을 포함해 1200명이 숨지고 3007명이 다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전날 이스라엘 남부 크파르 아자 키부츠(집단농장)에서는 잔혹하게 살해된 영유아 시신이 잇따라 발견되는 등 100명 이상이 학살됐다고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전했다. 이에 대해 하마스는 “어린이를 공격한 적이 없다. 전형적인 가짜 뉴스”고 반박했다.
팔레스타인에서는 가자지구에서만 어린이, 여성, 노인을 포함해 최소 1055명이 숨지고 5184명이 다쳤다고 현지 보건 당국이 밝혔다. 요르단강 서안에서도 폭력 사태로 23명이 숨지고 130명이 부상했다.
양측의 사망자를 합하면 2300명에 육박하고, 부상자 합계는 8000명이 넘는다.
하마스는 이스라엘군 장병 50명을 포함해 최소 150명의 인질을 가자지구에 억류하고 있는 것으로 이스라엘군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여기에는 이중국적자를 비롯한 외국인도 다수 포함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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